[이슈+] '독일 DLF' 손실액 줄까…국채 금리 반등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르고 있다. 독일 국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DLS·DLF)의 예상 손실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단기적인 반등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0.45%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분석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팔린 전체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규모는 약 1266억원이다. 이 가운데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예상 물량은 500억원. 이미 300억 원가량은 손실구간에 들어가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연일 하락 중이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반등하자 예상 손실액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국채 금리는 지난 11일 연 -0.445%를 기록했다. 반등세로 돌아선 8일 -0.594%과 비교해 0.149%포인트 올랐다. 독일 국채 금리가 -0.4% 중반대로 올라선 건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이다. 금리가 본격적으로 떨어진 지난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국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독일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같은 날 연 1.734%로 마감했는데 지난 6일 1.515%를 기록한 후 닷새 만에 0.219%포인트 상승했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1일 0.710%를 기록했는데 8일(0.417%)부터 반등에 나서 사흘 만에 0.3%포인트 가량 뛰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비교적 무난한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란 유조선 폭격, 미국 제조업 구매지수 부진 등으로 하락했던 글로벌 국채 금리를 견인했다"고 판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구매자지수를 중심으로 미국 지표가 부진하자 하락했던 글로벌 국채 금리가 미중 무역협상의 무난한 합의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단기적 상승일 뿐 추가 상승 여력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의 8월 제조업 수주가 전월 대비 0.6% 감소하는 등 독일 제조업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 경기는 온도 차가 뚜렷한 상황"이라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9월 유럽중앙은행(ECB) 의사록에 따르면 독일을 포함한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로존 핵심 국가들은 양적 완화 정책에 긍정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가 줄어드면서 장기적으로 국채 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무난한 합의로 끝난 가운데 오는 17일 진행되는 EU 정상들의 영국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며 "당장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와 영국의 브렉시트 이슈가 긍정적인 요소로 부각되면서 독일 국채 금리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