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퇴직금 가운데 1000만원을 정기예금으로 옮기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을 찾았는데 상담원은 연 1.71%의 금리(쏠편한 정기예금)를 제시했다. 낮은 금리에 실망한 박씨는 근처에 있는 KB국민은행을 방문했지만 마찬가지. 2%대의 정기예금은 찾을 수 없었다. 박씨는 "1000만원을 맡기면 1년 이자가 겨우 17만원 밖에 안 된다"며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을 알아볼 생각"이라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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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가 연 1%대에 머물고 있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이 악화되면서 고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은 사라진 지 오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다음주 예금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지난해 12월 연 2.05%였던 은행 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는 당장 1%대 중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 은행 예금금리는 1.86%였다.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0.1~0.3%p 하락이 유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달 중으로 예·적금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평균 연 1.5% 정도를 형성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모바일뱅킹, 아파트관리비, 급여이체 등 다양한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2%대의 정기예금은 찾기 힘든 상황이 된다. 은행들의 우대금리는 평균 0.5%를 넘지 않는다.

다만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정기예금의 인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강화하면서 주택시장으로 흐르지 못한 자금(가계)이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실제 5월말 기준 가계예금은 639억2992억원으로 전년 동기 609억5857억원 대비 5% 가량 늘었다. 올 1분기(618억4422억원)와 비교해서도 3.4%가 증가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 '뚝뚝'…"1000만원 맡기면 겨우 17만원"
이 같은 상황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정기예금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월 기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연평균 금리는 2.49%로 시중은행 대비 0.7% 가량 높다. 세람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연 2.75%로 가장 높은 수준이며 JT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 비대면 금리도 2.72%에 달한다.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2.7%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늘리고 있다.

인터넷은행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가 1000만 고객 달성을 기념해 선보인 연 5% 금리 특판예금은 22일 출시를 앞두고 치열한 가입경쟁이 예상된다.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은 기본 우대조건에 관계없이 연 2.70%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인기가 높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가계예금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수금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