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여행수지 적자 1위 지역 미국서 유럽으로… 14년만에 선두 교체
한국이 여행수지 적자를 가장 많이 낸 지역이 14년 만에 바뀌었다.

그간 여행지로 인기를 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외에도 크로아티아, 체코, 헝가리 등이 새롭게 주목받으며 유럽 여행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낸 여행수지 적자는 54억6천89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1년 전(40억3천120만달러 적자)보다 약 36% 확대한 것으로, 주요 지역 여행수지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로 볼 때 EU는 2009년 미국에 이어 2위였다.

2010∼2015년엔 동남아에도 뒤져 3위까지 밀렸다.

그러나 2016년 7년 만에 2위 자리로 올라선 뒤 지난해 순위를 한 계단 더 끌어올렸다.

이로써 EU는 2004∼2016년 1위를 지킨 미국을 2위로 끌어내렸다.

지난해 5월과 10월 황금연휴로 비교적 장거리인 유럽 여행이 쉬워졌고 서유럽 외에도 동유럽, 북유럽 등 다양한 유럽 지역이 점차 주목받으며 유럽 여행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자료로는 출국자의 행선지를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지만 일부 국가 자료를 보면 독일로 떠난 한국인 출국자는 15.3%,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각각 13.1%, 31.1% 늘었다.

유럽을 찾는 한국인 증가로 대 EU 여행지급은 59억7천510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2.0%나 늘었다.

반면 한국을 찾은 유럽 관광객은 0.7% 오히려 줄었다.

EU에서 받은 여행수입은 5억620만달러로 1.9%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해외여행 출국자 수가 신기록을 썼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된 여행지가 일본, EU, 동남아"라며 "유럽 여행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52억430만달러 적자로, EU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여행객 외에도 유학생들이 많아 한국이 꾸준히 큰 여행수지 적자를 내는 곳이다.

여행수지에는 관광 등 목적의 일반여행뿐 아니라 유학연수 수지도 포함된다.

한국이 EU와 미국 등 2개 지역에서 낸 여행수지 적자만 106억7천320만달러에 달했다.

전체 여행수지 171억7천290만달러 적자의 62.2%가 2개 지역에서 나온 셈이다.

이외에 여행수지 적자 규모 3위는 동남아(40억6천40만달러 적자), 4위는 일본(32억5천860만달러 적자)이었다.

한국이 여행수지 적자를 내지 않은 곳은 중국(34억7천70만달러 흑자), 중동(570만달러 흑자)뿐이었다.

한편 한국은 2000년 이래 쭉 여행수지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