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N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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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재밌고 행복해요. 좋아하는 일을 할 땐 열정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저는 일하는 게 좋습니다.”

요즘 방송가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인 신혜선(29)의 말이다. 첫 주연 작품인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이 시청률 대박을 내면서 일약 톱스타가 됐다. 찾는 사람도, 부르는 곳도 많아졌다. 드라마는 물론 영화와 광고계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5년 전 이름 없는 단역으로 데뷔했을 때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신혜선은 2013년 KBS2 드라마 ‘학교2013’에서 이름 없는 단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한 회에 대사 한 줄 나올까 말까 한 분량이었다. 소속사도 없고 일도 없었다. 1년 넘는 공백 기간을 보낸 뒤 출연한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에서도 출연 분량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신혜선은 차근차근 제 몫을 늘려갔다. 유아독존의 말단 직원(고교처세왕),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은 발레리나(tvN ‘오 나의 귀신님’), ‘취집(취업+시집)’을 꿈꾸는 뷰티 어시스턴트(MBC ‘그녀는 예뻤다’), 모태 솔로 선생님(KBS2 ‘아이가 다섯’)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입지를 다져갔다.

신혜선 '황금빛 여우 인생'
대박이 터진 건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서다. 신혜선은 해성그룹 창립자의 친손녀가 됐다가 다시 ‘흙수저’로 돌아온 사연 많은 캐릭터 서지안을 연기했다.

“이 정도로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재밌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죠. ‘황금빛 내 인생’을 쓴 소현경 작가님의 팬이라서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대본을 읽으니 서지안에게 푹 빠지더군요. ‘이 작품은 무조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45.1%)로 종영하면서 신혜선은 바빠졌다. 지난 21일에는 화보 촬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이후에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러 아프리카로 떠난다. 광고계 러브콜도 뜨겁다. ‘황금빛 내 인생’이 방영되는 가운데 들어온 CF 요청도 여러 건. 신혜선은 “드라마 촬영이 우선”이라며 대부분 거절했다고 한다.

차기작으로는 SBS 2부작 특집드라마 ‘사의 찬미’를 택했다. 그가 연기할 역할은 국내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 천재극작가 김우진(이종석 분)과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다. ‘사의 찬미’를 연출하는 박수진 PD는 “신혜선의 단아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시대극과 굉장히 잘 어울릴 것으로 판단했다”며 “신혜선 특유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시대를 앞서간 신여성 윤심덕의 삶을 인상 깊게 표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촬영은 다음달 시작된다.

“데뷔 전부터 관심을 둔 이야기였어요. 라디오에서 윤심덕과 김우진의 러브스토리를 들었는데 배우로서 꼭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죠. 시대극에 대한 선망도 있었습니다. 촬영 일정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았고요.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죠.”

신혜선의 소속사 YNK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신혜선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대본은 20편 이상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SBS가 오는 7월 방송할 예정인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신혜선은 주인공 우서리 역을 제안받고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앞길이 유망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우서리는 불의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13년 만에 깨어나게 된다.

신혜선의 ‘황금빛 질주’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신혜선은 배우로서 가져야 할 덕목을 많이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야기가 압축적인 미니시리즈는 물론 ‘황금빛 내 인생’처럼 호흡이 긴 작품에서도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잘 살려낸다는 것. 정 평론가는 “기본기가 튼튼한 데다 ‘비밀의 숲’ 같은 장르물부터 주말드라마 같은 가족극까지 폭넓은 소화력을 갖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신혜선의 활약을 예상케 하는 것은 연기에 대한 그의 열정이다. 신혜선은 “연기하는 내가 재미있으면 보는 사람에게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나를 불타오르게 하는 캐릭터라면 무엇이든 좋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열심히 노력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신혜선의 질주는 이제부터다.

이은호 한경텐아시아 기자 wild37@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