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의 자율주행차 / 사진=우버
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의 자율주행차 / 사진=우버
자율주행차량에 의한 보행자 사망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미국 내 자율주행차 운행 중단을 선언하면서 기술 개발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면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미래차 굴기’를 본격화하는 등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 씨를 치었다. 허츠버그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 사고로 우버는 애리조나주와 샌프란시스코 등 북미 지역에서 진행해온 자율주행차 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우려가 커지자 20일(현지시간)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캘리포니아, 미시간주의 모든 자율주행차 운행을 그만하기로 했다.

브라이언 리온스 도요타 대변인은 “자율주행차 운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면서 “시운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다만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구글 애플 등 정보통신(IT) 기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만큼 기술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컨슈머워치독'의 존 심슨 국장은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시험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업계는 주 정부와의 협력 관계가 틀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망사고로 안전 규제나 관련 법이 강화돼 연구개발(R&D)에 제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와 달리 중국은 순수 전기차에 이어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속도를 높여 나가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도로 위 차의 10%를 자율주행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엔 도로 주행을 위한 시험용 면허를 발급했으며 상하이 자딩구에 시험 운행을 허가했다.

광둥성의 경우 자율주행차 기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 또한 거세다. 인터넷기업인 바이두는 현재 자율주행 운영체제인 ‘아폴로’에 투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미니버스 양산을 준비 중에 있으며 베이징자동차(BAIC)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지난 15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식에서 “지난 몇 년간 진행한 자율주행차 성과가 내년께 나올 것”이라며 “내년부터 중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자율주행차 시범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부의 지원”이라며 “이번 우버 사고는 중국의 경쟁력이 주목 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