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혼행'도 패키지로 가네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른바 ‘혼행족’의 패키지 여행상품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언제든 맘만 먹으면 바로 여행을 떠나는 ‘즉행’ 등 여행의 일상화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테러나 질병 등 여행지에서의 안전을 중시하는 경향도 나홀로 여행객의 패키지 상품 이용을 늘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과도한 팁과 쇼핑 강요 등 단점을 보완한 가성비(가격 대비 상품성) 좋은 다양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패키지 여행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패키지 상품으로 혼자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34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32% 늘었다. 2015년 20만6000명이던 혼행족의 패키지 여행 수요는 2년 새 66%나 급증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팀장은 “지난해 혼행족의 패키지 상품 이용 증가율은 전체 여행 수요 증가율인 22%의 3배에 달한다”며 “가이드가 숙소와 차량만 안내하고 현지에서 자유롭게 일정을 소화하는 부분 패키지 수요도 매년 20% 넘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700여만 명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국민이 찾은 일본도 혼행족의 패키지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모두투어가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규슈 등 일본 내 주요 4개 지역의 패키지 여행 판매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패키지 여행을 혼자서 이용한 고객은 7만7308명으로 전체 23만4027명의 36.4%에 달했다. 원형진 모두투어 차장은 “일본은 거리상 가깝고 항공, 숙박 등 비용 부담도 적은 데다 볼거리 또한 다양해 혼행 여행지로 인기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와 예술을 주제로 한 테마 여행뿐만 아니라 유명 셰프나 작가, 교수, 연예인 등이 동행하는 그랜드투어 등 혼행족을 겨냥한 이색 패키지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최현석과 오세득 셰프가 동행하는 베트남 여행상품에 이어 스타 강사 최진기 오마이스쿨 대표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를 함께 둘러보는 참관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내일투어는 지난해 4월과 12월 가수 김현성이 동행하는 이탈리아 예술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참좋은여행은 이달 초 일본 오사카와 교토, 대만 타이베이, 필리핀 보라카이, 하와이 등 혼행 추천 여행상품과 함께 4명만 모이면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단독 가이드 상품을 내놓았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