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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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검색포털 시장의 절대지존이었던 야후가 구글에 그 자리를 넘겨준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야후 경영진의 기술을 경시하는 철학 때문이었다. 1998년 구글이 창업한 후에도 야후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사람이 원하는 검색 결과를 기계가 정확히 찾아주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야후는 대신 수많은 인력을 동원해 수십만 가지의 분류표를 만들었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야후의 이 같은 가정은 유효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웹페이지를 더 이상 분류표만 가지고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야후는 구글의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Page Rank Algorithm)에 백기를 든다.

구글은 이 알고리즘 덕분에 전 세계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단기간에 성장했다. 알고리즘은 구글 외에도 아마존의 ‘상품 추천 엔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흥행 예측 엔진’, 스타벅스의 ‘개인 맞춤형 바리스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 있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 업무 700가지 중 3년 내에 절반 정도는 이런 알고리즘에 의해 완전 자동화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심지어 알고리드미아(Algorithmia)라는 마켓 플레이스도 생겼다. 기트허브(Github)에서는 개발자들이 자신의 코드를 공개해 다른 사람들이 그 코드를 개선하도록 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딥러닝이란 기법이 개발된 후 과거 데이터나 훈련 데이터 없이도 사람과 비슷하게 학습하면서 기계가 새로운 패턴을 찾아낼 수 있게 해 준다. 현재 딥러닝은 음성인식을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인 검색엔진을 만들며, 개별 물체를 정확히 식별해 자율주행도 가능케 하고 있다.

획기적인 기술 돌파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딥러닝 알고리즘 덕분에 제품 및 서비스는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개인 맞춤화될 것이다.

[Global View & Point] 야후가 구글에 '백기' 든 이유는… 기업세계 흥망의 비밀 '알고리즘'
지난 2년 동안 만들어진 데이터의 양이 인류 역사상 만들어진 모든 데이터의 합보다 9배나 많다. 요즘 하루에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이 8ZB(제타바이트·1조1000억 기가바이트)나 된다고 한다. 데이터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따라 알고리즘에 대한 필요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초연결사회로 접어들었고 향후 7년 동안 인터넷에 연결된 센서는 100배 이상 증가해 1조 개 시대를 열 것이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이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알고리즘이 매우 중요한 미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이 지속 성장을 원한다면 바로 이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김성훈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