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리아 프로 "체중을 왼발에 90% 이상 싣고 클럽페이스  로프트 각 세워야"
“어프로치까지 안 됐으면 어쩔 뻔했을까, 그런 생각만 하면 아찔하죠.”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 진화라면, 골프에도 진화는 존재한다. 비거리가 부족한 ‘짤순이’가 우드로 파5홀에서 2온을 밥 먹듯 하거나, 그린을 비켜간 공을 어프로치로 홀컵에 착착 붙이는 경우가 그렇다. 한국 프로 7년차에 올해 중국 여자프로골프(CLPGA) 투어 ‘루키’로 쉽지 않은 도전장을 낸 강리아 프로(24·휠라코리아)도 그랬다. 퍼팅 입스(yips)와 아이언샷 트러블이 길어진 사이 그는 자신의 말처럼 ‘슬픈 어달(어프로치 달인)’이 됐다.

강리아는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프로 테스트를 수석 합격하면서 유망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직 생애 첫승을 일궈내지 못했고 여전히 2부 투어에서 주로 뛴다. 절친 박성현(24·KEB하나은행)의 눈부신 성공을 지켜볼 때마다 고개가 푹 숙여지지만 ‘아직 나에게도 기회는 있다’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는 “퍼팅 어드레스를 하기만 하면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몸이 굳었다”며 “최대한 홀컵에 붙여야 타수를 지킬 수 있다는 절박함이 강해졌다”고 털어놨다. 자연스럽게 10~20야드 어프로치 실력이 부쩍 늘었다.

고난 속에서 체득한 ‘생존형’ 짧은 어프로치 비법은 다섯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확실한 체중 싣기다. “체중을 왼발에 많이 실어야 한다는 건 다들 알아요. 그런데 60~70%만 싣고서 충분히 실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면 실수할 확률이 높습니다.”

화끈하게 90% 이상 실으라는 얘기다. 그래야 스웨이(sway)가 줄고 리듬이 좋아져 뒤땅과 토핑이 확연히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립도 짧게 내려 잡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했다. 이때 클럽페이스를 타깃 쪽으로 좀 더 일으켜 세워서(로프트 각은 줄어듦·사진) 다운스윙 때 공이 먼저 클럽페이스에 맞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공이 불필요한 스핀 없이 낮게 홀컵 방향으로 잘 굴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스트로크가 필요한 만큼 손목 코킹을 하지 않되, 어깨 회전으로만 스트로크 하는 것도 필수다.
강리아 프로 "체중을 왼발에 90% 이상 싣고 클럽페이스  로프트 각 세워야"
무엇보다 안정된 무릎을 강조했다. “양 무릎이 따로 놀거나 출렁이면 여지없이 뒤땅 토핑이 나거든요. 목표거리가 짧을수록 양발과 무릎은 가깝게 붙여 탄탄히 잡아 놓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 보너스 팁 한 가지. 그는 짧은 어프로치 때 평소보다 그립을 강하게 잡는 편이다. “손목 움직임을 억제해야 스윙궤도에 흔들림이 적고 임팩트도 예리해진다는 게 많은 투어 프로들의 견해”라고 말했다.

생애 첫 우승컵이 그의 올해 목표다. 하루 두 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지는 것도 중국과 한국을 ‘셔틀처럼’ 오가며 더 많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중국 투어는 국적이 다양해요. 그들 속에 섞여 있으면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애국심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해서 신기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려고요. 제 별명이 ‘깡리’예요. 악으로 깡으로!”

■ 강리아 프로는

▶1993년 서울 출생
▶중앙대 체육교육학과 3년
▶2007년 골프 입문
▶2011년 KLPGA 프로 테스트 수석 합격
▶2013년 KLPGA 점프투어 2위로 정회원 입회
▶휠라코리아 임팩트9 골프단

용인=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