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 특강…"항상 이길 순 없지만, 항상 배울 수 있다"

"모든 로봇은 넘어지고 부서집니다.

중요한 것은 팀이 다시 일어서는 것이죠."
세계적인 로봇과학자 데니스 홍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 교수는 22일 고려대 LG-POSCO 경영관 4층에서 열린 연간 포럼 'KUBS Futurum' 첫 세션의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2015년 재난구조로봇대회 결선 하루 전날 리허설에서 로봇이 넘어져 박살이 난 뒤 팀원인 학생들을 격려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대회 하루 전날에 우리 팀은 1분도 자지 않고 밤새 고장난 로봇을 고쳤다"며 "팀은 다시 일어섰고 힘내서 대회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이 대회 출전에서 겪었던 우여곡절을 이야기하며 실패해도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상위 8개 팀이 결선으로 가는 예선에서 우리는 9위를 했다"면서 "학생들은 전부 실망하고 울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팀미팅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항상 이길 수는 없지만, 항상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며 "'내가 아는 성공한 사람 중 실패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사람은 없다.

실패에서 배운다면 다음 단계로 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후 1위 팀이 결선 진출을 포기해 홍 교수팀은 가까스로 결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홍 교수는 "우리 팀 로봇은 결선 네 번째 미션에서 또다시 넘어져 박살이 났다"며 "우승하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우리나라 카이스트 팀이 우승한 것은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재난구조로봇을 축구 경기를 하는 로봇으로 개조해 이후 중국에서 열린 로봇 컵(로봇 축구대회)에서 우승했다"며 "로봇이 넘어지고 고장 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진짜 우리 생활뿐 아니라 재난구조에도 필요하지만, 10년간 연구했는데 잘 안 됐다"며 "요즘은 생각을 바꿔서 사람처럼 생기지 않은 로봇과 헬륨 풍선을 단 로봇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특강에는 250여명의 학생들이 강의실 자리를 가득 채웠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p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