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이대리] 특제 토마토소스 곁들인 돈가스와 냄비밥 '별미'
서울 명동은 ‘쇼핑 관광의 중심지’다. 큰길에 대형 백화점이 늘어서 있고 골목은 옷이나 화장품을 파는 작은 가게로 가득하다. 관광객으로 번잡하다 보니 정작 내국인은 명동 가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명동은 놓치기 아까운 맛집이 많은 곳이다. 역사가 오래된 곰탕집과 갈비 전문점 등이 많다. 이런 집은 김과장 이대리들에게 추천하기엔 좀 ‘올드’한 느낌도 있다. 친구, 연인과 함께 가볍게 맛보러 갈 만한 맛집은 어딜까. 명동예술극장 젊은 직원들에게 들어봤다.

설렁탕 삼겹살 등 회사 앞 단골 메뉴에 질렸다면 분식이 별미다. 1980년 문을 열어 올해로 37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화당’은 명동의 간판 분식집이다. 노랑 주황 색지에 큼직한 글씨로 쓴 메뉴가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딱 ‘옛날 분식집’이다. 새콤달콤하게 간을 한 밥으로 만든 ‘명화 김밥’이 유명하다. 달고 매콤한 양념에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떡볶이와 함께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미스터리 영화 ‘검은 사제들’을 촬영한 골목길에 숨은 맛집도 있다. 온갖 스티커를 붙였다 뗀 흔적이 있는 전봇대와 회색 벽으로 둘러싸인 독특한 길목으로 들어가면 돈가스와 냄비밥으로 유명한 ‘빨강떡’이 보인다. 돈가스는 매콤하고 상큼한 특제 토마토소스를 뿌려 고기 맛을 살린다. 볶은 김치와 달걀, 김가루를 비벼 먹는 ‘냄비밥’은 특별할 게 없지만 별미로 꼽힌다.

일식 덮밥이 끌린다면 8000원 안팎에 돈부리와 에비동 등을 즐길 수 있는 ‘세이?’을 추천한다. 지하에 있는 작고 아담한 가게인데 맛을 보면 나름 내공이 느껴진다. 돈가스 반·새우 반의 ‘가쯔&에비동’이 인기가 많다. 달콤짭조름한 소스를 머금은 고기와 새우, 달걀과 양파가 입맛을 돋운다. 신선한 생연어를 얹은 덮밥 ‘사케돈부리’도 추천 메뉴다.

‘명동’ 하면 칼국수를 빼놓기 어렵다. 1966년 창업 이래 50년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명동교자’는 지방에서도 찾아오는 맛집이다. 구수하고 진한 닭 육수에 부들부들한 면발과 만두, 고명을 넣은 칼국수가 주 메뉴다. 마늘 양념이 듬뿍 들어간 배추김치가 국수를 한층 맛깔나게 해준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