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현대중공업그룹] 영업이익률 8.3%, 중전기산업  안정적 이익…선박용 제품 제작 국내 유일, 압도적 경쟁력
현대중공업에서 지난 10일 분리 상장된 현대일렉트릭은 아직 투자자에게 생소한 기업이다. 현대중공업 중전기(重電氣) 부문이 전신이다.

[Cover Story - 현대중공업그룹] 영업이익률 8.3%, 중전기산업  안정적 이익…선박용 제품 제작 국내 유일, 압도적 경쟁력
중전기산업은 발전소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시스템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설계, 제작하고 설치하는 사업 전반을 말한다. 업계 용어로는 강전(强電)이라고도 한다. 상대적으로 전압이 낮은(100~220V대) 전자제품을 다루는 약전(弱電)과 대비되는 용어다.

현대일렉트릭은 최소 440V에서 최대 800㎸까지 견디는 초고압설비를 모두 제작할 수 있는 업체다. 초고압 위주인 효성과 중저압 중심인 LS산전에 비해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중전기 수요 안정적, ROE도 높아

[Cover Story - 현대중공업그룹] 영업이익률 8.3%, 중전기산업  안정적 이익…선박용 제품 제작 국내 유일, 압도적 경쟁력
중전기산업은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률이 8.3%,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3%를 기록했다. 산업 자체의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중전기업체인 LS산전의 ROE가 8.4%이고, 글로벌 중전기업체 평균 ROE가 12.9%에 이른다.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전력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난다. 만에 하나라도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지면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력 소모가 큰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직결된다.

이처럼 전력 기계는 평소 품질의 중요성을 느낄 수 없지만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커다란 불편을 초래한다. 소비자는 충분히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한번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전기 분야는 경제 수준이 발전한 국가일수록 기업이 경쟁력이 있고, 이익률도 높다.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중시하는 데다 절대적 전력소비량 지표인 1인당 전기사용량도 크게 높아진다.

이 때문에 중전기산업은 선진국에서 장기간 검증된 제품들이 신흥국 시장으로 쉽게 침투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산 전력 기계의 품질은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특정 분야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선박용 제품 압도적 경쟁력

현 시점에 현대일렉트릭에 투자하는 것은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경제 회복세에 베팅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의 절반을 중동과 미국 등 해외 부문에서 올렸다. 현대일렉트릭은 북미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서유럽 지역에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제품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외 종합상사들의 영업망을 활용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일렉트릭의 강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박용 중전기 제품을 제작·납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조선 1위 회사인 현대중공업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인 데다, 글로벌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선박용 제품은 기술적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지상용 제품보다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현재 현대일렉트릭의 매출 중 선박용 제품의 비중은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과거 조선업 업황이 좋던 시절에는 매출의 30%가 선박용 제품에서 발생했다. 전력시장의 수요는 변동폭이 크지 않지만, 해운 조선업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현대일렉트릭의 기업가치에도 극적인 변화가 생겨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PBR, 글로벌 기업 절반 수준 ‘저평가’

세계적으로 중전기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2배로 평가된다. 중전기산업의 높은 이익률과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에너지관리솔루션(EMS) 등 신기술 발전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 PBR 1.17배 수준에 있다. 향후 현대일렉트릭의 주가를 가늠하려면 경쟁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LS산전의 PBR은 1.5배이고, 효성의 PBR은 1.4배다. 이익 창출 능력이 뛰어나고 해외 진출과 조선업종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수급이 안정화된다면 매수를 적극 권할 만한 종목이다.

최진명 < 케이프투자증권 선임연구원 insightjm@cape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