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자기계발에 안달 난 자신을 멈춰 세워라
자기계발서는 서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분야 중 하나다.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거나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배우길 원하는 사람들이 주요 독자층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긍정 과잉, 노력 중독, 자기 착취’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고효율·고성장 시대에 형성된 문화적 관성일 뿐이란 주장이다. 스벤 브링크만 덴마크 알보그대 심리학 교수는 “현대인은 개인의 존엄성은 잃어버린 채 소진되는 삶을 살고 있다”며 “자기를 계발하는 법이 아니라 자기 자리에 단단히 서 있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브링크만 교수가 쓴 《스탠드펌》은 자기계발서에 매달리지 않고 인간답게 소진되지 않는 삶을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안티 자기계발서’다. 그는 고대 로마 스토아 철학자들의 이론을 적용해 7단계 대응책을 제시한다. 먼저 자기계발에 안달하는 자신을 멈춰 세워야 한다. 2단계는 무한 긍정주의에서 벗어나 투덜대보는 것이다.

저자는 “긍정과 행복의 강요는 오히려 고통을 생산한다”며 “자신이 늘 행복하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한다고 줄곧 자책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3단계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고, 4단계는 지나친 감정 표출을 자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스토아학파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화를 막는 방법으로 ‘상황의 하찮음’을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단단히 서 있고 싶다면 쉽게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며 “다른 사람의 사소한 행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연습하라”고 말한다. 5단계에선 홀로 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6단계는 인간의 삶이 풍부하게 담긴 소설 읽기, 7단계는 과거를 돌아보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는 것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