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초현실주의 화가 무하마드 리야드 사이드의 ‘수호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집트 초현실주의 화가 무하마드 리야드 사이드의 ‘수호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집트 모더니즘 미술사조를 이끌었던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서울을 찾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샤르자미술재단, 이집트 문화부, 카이로 아메리칸대와 공동으로 지난 28일 서울 태평로 덕수궁관에서 개막한 ‘예술이 자유가 될 때-이집트 초현실주의자’전을 통해서다.

이집트 근현대미술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는 초현실주의 경향의 조각, 회화, 설치 작품 166점이 걸렸다. 자유와 인간의 감정을 제한하려는 권력에 저항했던 미술단체 ‘예술과 자유그룹’이 결성된 1938년부터 1968년까지 30여년간 활동한 작가 31명의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집트의 굴곡진 반파시즘, 탈식민주의 운동 등을 시각예술로 명쾌하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주원 학예연구사는 “이집트는 아시아와 서구를 잇는 지리적 요충지이자 유럽으로 문화가 흘러드는 통로였다”며 “중동 지역의 모더니즘을 알려면 이집트를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국제시각에서 본 이집트 초현실주의’ ‘예술과 자유그룹’ ‘이집트 초현실주의와 사진’ ‘퍼커스-반 레이오’ ‘현대미술그룹’ 등 다섯 개 테마로 나눠 구성했다.

1전시실에서는 람시스 유난과 에이미 나미르, 푸아드 카밀 등의 작품을 통해 이집트 초현실주의 미술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2전시실은 카밀 알텔미사니, 인지 아플라툰, 카밀 알텔미사니 등 ‘예술과 자유그룹’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사회적 차별, 억압을 비판한 작품으로 꾸몄다.

3전시실에선 유명한 사진작가 반 레오의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4, 5전시실에서는 아흐마드 무르시 등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내보인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근현대미술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며, 서구에 한정해 근현대미술사를 논할 수는 없다”며 “이번 전시는 이집트 근현대미술의 복잡하고 미묘한 이야기를 탈서구 중심주의적 시각에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30일까지. 관람료는 2000원.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