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고액 강연료로 도마에 올랐다.

강연 한 번에 대통령 연봉? 오바마도 '고액 연설' 구설수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는 9월 월가의 한 투자회사에서 연설 대가로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를 받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40만달러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 당시 받은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향후 유럽 방문 일정에도 유료 연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대통령의 고액 강연료는 백악관 관행이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한 일본 홍보회사로부터 200만달러를 받고 1주일간 연설 여행에 나서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의 연설은 아예 ‘연설사업’으로 불린다. 퇴임 이후 그동안 강연으로만 1억5800만달러(약 1800억원)를 벌어 재임 중 선거 빚을 청산하고 뉴욕 워싱턴에 고급 주택을 구입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대선 당시 버니 샌더스 후보 등에게서 “고액의 연설료로 치부해 민주당의 도덕적 기반을 무너뜨렸다”는 혹독한 비난을 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존 대통령과 다를 것이란 기대 때문에 비난 강도도 높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도덕적 논란이 없어 미국 가정의 모범이 됐다”며 “클린턴 전 장관의 전철을 밟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지도자가 없는 상태기 때문에 돈 버는 연설보다 당 구하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설료 파동에 퇴임 후 행적까지 구설에 오르고 있다. NYT는 오바마가 퇴임 후에 리처드 브랜슨, 데이비드 게펜 등 거물 기업인의 휴양지에서 유명인사들과 어울려왔다고 지적했다. 또 기록적인 6500만달러에 자서전 집필을 계약하고, 워싱턴 최고급 주택가의 600만달러짜리 저택에 월세 2만2000달러를 내고 살기로 한 것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