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의 전면적인 핵 포기가 없는 한 대화는 없다”고 밝혔다.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북·미 양자회담뿐 아니라 2008년 이후 중단된 6자회담도 재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9일 도쿄에서 워싱턴포스트(WP)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5년간 북한과의 협상은 모두 비참한 실패로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법은 북한이 아니라 북한의 주요 경제 파트너(중국)와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P는 미국의 새 접근법이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직접 상대한다는 점에서 수십년간 미국이 지켜 온 전통에서 벗어난다고 평가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때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으나 2008년 북핵 협상이 진전되자 해제했다.

테러지원국이 되면 무역 제재, 대외원조 금지, 무기수출 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다. 북한은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등을 받고 있어 실질적 타격보다는 ‘불량국가’로 낙인 찍히는 상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