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 '37년 천하' 깼다
구글의 모바일기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OS 점유율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윈도 1.0 출시(1985년) 이후 30여년간 OS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던 MS 윈도가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등장한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보급률 확대에 힘입어 37년 역사의 윈도를 9년 만에 제쳤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는 지난 3월 기준 안드로이드 OS로 인터넷에 접속한 사람 비중이 37.93%로 가장 높았다고 5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37.91%로 집계된 MS 윈도를 0.02%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모바일에서의 인터넷 접속자 비중을 모두 합한 결과다.

스탯카운터는 “정보기술(IT)업계 역사에 이정표가 될 만한 사건”이라며 “1980년대부터 OS시장 주도권을 지켜온 마이크로소프트(윈도)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탯카운터는 안드로이드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OS가 된 배경에 아시아 시장의 스마트폰 이용자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안드로이드는 5년 전만 해도 OS 점유율이 2%대에 불과했다.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점유율이 급성장했다. 3월 기준 북미지역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21.16%로 윈도(39.51%), 애플 iOS(25.66%)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아시아에서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은 52.2%로 윈도(29.2%)의 두 배에 육박했다.

MS는 2010년 스마트폰용 OS인 윈도 폰을 내놨지만 점유율을 쉽게 높이지 못했다. 경쟁 제품인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비해 2~3년가량 진입이 늦은 데다 삼성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밀린 탓이다. 속도가 느리고 오류가 잦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MS는 2014년 핀란드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부문을 54억유로(약 6조4900억원)에 사들이며 윈도 OS를 적용한 폰을 직접 내놨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해 5월 해당 사업부를 핀란드 HMD글로벌과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 자회사인 FIH모바일에 넘겼다. 현재 모바일용 윈도 점유율은 1% 미만에 그친다.

운영체제 주도권을 뺏긴 MS는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에서 성장 기회를 보고 있다. MS는 지난해 4분기 클라우드서비스인 애저의 약진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1월27일 시가총액 5103억달러(약 573조7300억원)를 기록하며 2000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시총 5000억달러 고지를 넘었다. 스탯카운터는 “MS가 모바일 OS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새로운 흐름을 타고 MS가 IT업계의 주도권을 찾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