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불확실한 세계 경제, 그래도 큰 줄기는 '성장'
세계 경제에 변화가 임박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두 사건이 지난해 일어났다. 영국과 미국 국민들이 변화를 향해 표를 던진 것이다. 지난해 6월 영국에선 역사상 가장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해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작년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트럼프 당선은 전혀 다른 사건이지만 변화를 원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거대한 전환》은 체이스맨해튼, 스탠다드차타드 등 세계적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경제전문가 제러드 라이언스가 전하는 경제 전망서다. 그는 세계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 것이며, 이런 변화에 정부·기업·개인은 어떤 전략에 집중해야 하는지 답을 찾는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중국, 무역, 신기술, 인구, 소비, 도시화다. 중국 경제는 급속 성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환점에 와 있다.

이를 위해선 수출과 투자 중심의 경제에서 내수 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자원 부족이라는 약점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국의 공급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수요는 세계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변동과 자원 고갈은 중국 경제의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요인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그는 경제와 금융, 소프트파워, 하드파워, 글로벌 시스템과 정책의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세계 경제를 설명한다. 특히 소프트파워는 군사적 수단이나 물리적 힘을 제외한 모든 영향력을 가리킨다. 아이디어와 사고, 문화, 교육, 미디어, 스포츠, 창의력 등을 통해 다른 국가를 포섭할 수 있는 힘이다. 변화하는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국가는 3C 중 하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3C란 현금(cash), 원자재(commodities), 창조성(creativity)이다. 창조성은 소프트파워를 강화할 수 있는 근원이다. 서구 국가들은 소프트파워 부문에서 상대적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우위를 지켜 나갈 가능성이 높다.

군사력을 뜻하는 하드파워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일본 또한 지역 실세로 부활을 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우크라이나 사태와 남중국해 분쟁을 보면 세계 정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높다고 저자는 예측한다.

앞으로 20년간 세계 경제가 3.5% 정도의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이다. 경제 규모는 거의 두 배 증가하고 1인당 평균소득은 6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소득 분배의 측면에서는 문제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세계 경제의 파이는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는 불확실성과 다양한 어려움이 있지만 그와 함께 많은 가능성과 희망도 존재한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