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문환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구강질환은 성인병, 알아야 예방한다
성인병의 또 다른 이름은 ‘생활습관병’이다. 병의 발생과 진행에 식습관, 흡연, 음주 등 생활 습관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성인병이라 하면 암, 당뇨, 고혈압 등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떠올리지만 생활습관 관점에서 보면 구강질환 역시 성인병이라 할 수 있다. 일상의 잘못된 작은 습관이 구강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성인병이 만성질환으로 평생을 따라다니며 또 다른 병의 원인이 되듯 구강질환 역시 신체에 미치는 폐해가 생각보다 적지 않다. 만성적인 전염병, 식이장애, 불면증은 물론 폐렴 등 호흡기질환,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조산의 원인까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이다.

만 19세 이상, 59세 이하 성인을 대상으로 한 2014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는 치주질환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세계치과의사연맹(FDI) 역시 매년 3월20일을 ‘세계구강보건의 날’로 정해 구강 건강의 실태와 중요성을 알리고, 건강한 구강을 위해 올바른 양치법을 실천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100세까지 건강한 구강을 가지려면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 음식물 찌꺼기와 치태, 치석은 생각보다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하루 세 번씩 부지런히 이를 닦아도 어느새 치석이 생기고 치주질환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일반적인 칫솔질로 구석구석 닦을 수 없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양치법을 찾아 구강질환 발생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최근 사용 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긴 하지만 보건복지부 국민구강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치실 및 치간 칫솔 사용률은 2012년을 기준으로 고작 11%에 불과하다. 치간 세정력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음파 칫솔 보급률에서도 미국과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4개 국가의 평균은 35%지만 우리나라는 5% 미만으로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세계치과의사연맹이 올해 무조건 자주 닦자는 권고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양치질’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치아와 잇몸 사이사이를 꼼꼼하게 세정하는 것이 생활 속 작은 변화의 첫걸음이다. 성인병 예방을 위한 인식과 노력, 그보다 더 작은 변화만으로도 구강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구강질환 예방을 위해 올바르게 알고 제대로 실천하자.

정문환 < 대한구강보건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