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실 해체로 별도 가이드라인 없어…'열린채용' 없어지나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의 마지막 대졸 신입사원(3급) 공채 접수를 21일 마감한다.

본격적인 채용 전형을 앞두고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실천해왔던 '열린채용'의 지침이 그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은 2012년 하반기 3급 신입사원 공채에서부터 '열린채용'을 실천해왔다.

이전에 25∼27%였던 지방 대학생 채용 비율을 35%까지 확대하고, 채용 인원의 5%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와 차상위 계층 대학생을 채용하기로 했다.

같은 해 상반기에는 처음으로 고졸 공채를 시행했으며, 고졸 공채 선발규모의 15%는 취약계층에 할당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취업 준비생에게 기회를 주도록 한 이 지침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주도해 각 계열사로 전달, 실천으로 이어져 왔다.

삼성은 청년 취업난 해소 등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실제 필요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해왔다.

그룹 인사팀이 각 계열사에서 인력 수요를 취합한 뒤 일정 부분 늘려 채용 규모를 정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소속 그룹 인사팀 역시 없어졌다.

이번 상반기 공채까지는 여전히 그룹 차원에서 행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같은 지침을 줄 주체가 사라진 상황에서 채용 인원이 적거나 인력 운용에 여유가 없는 계열사의 경우 이를 그대로 이어갈지는 불분명하다.

그룹 차원의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계열사는 출신 학교, 시험성적 등을 보고 뽑는 풍토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취업포털 관계자는 "삼성전자처럼 채용 인원이 많은 계열사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채용 인원이 몇 안 되는 계열사로서는 열린채용 원칙이 '사회적 배려' 차원의 선택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지원자를 우선 채용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계열사별로 지침이 별도로 전달되거나 원칙을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전형을 진행하면서도 적용 가능한 부분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 이행 측면과 열린채용 자체의 순기능을 고려할 때 미전실 해체와 관계없이 계열사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열린채용 원칙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1957년 민간기업 중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시행하는 등 국내 기업의 채용제도 변화를 이끌어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