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지수가 20.24포인트(0.97%) 오른 2117.59로 마감하며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강도 높은 순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13일 코스피지수가 20.24포인트(0.97%) 오른 2117.59로 마감하며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강도 높은 순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코스피 22개월 만에 최고…외국인 6일째 '사자'
코스피지수가 장중 2120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든 데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뉴욕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몰렸다.

코스피지수는 13일 20.24포인트(0.97%) 오른 2117.59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2107.63)를 갈아치웠다. 오후 한때는 2122.8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120선을 뚫은 것은 2015년 5월29일(장중 2123.39) 후 22개월여 만이다.

4549억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대규모 ‘사자’ 주문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지난 6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1조53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2만1000원(1.05%) 오르며 사상 최고가(203만원)를 다시 썼고 SK하이닉스(3.66%) 한국전력(2.88%) 네이버(3.2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에 ‘빨간 불’(상승)이 들어왔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차기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에도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저평가된 부분이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지난 주말 발표한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도 투자심리를 살리는 불씨가 됐다”고 말했다.

6일 상장 후 처음 200만원 고지를 밟은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지속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을 넘은 이후에도 273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 호조로 올 1분기 실적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조8750억원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작년 4분기(9조2000억원)에 이어 또다시 영업이익 규모가 9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9조500억원, 대신증권은 9조2720억원, 유진투자증권은 9조5100억원을 제시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및 낸드 제품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반도체사업부문 이익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장기 목표주가를 300만원으로 제시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 우려도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면서 주요 화장품주의 선전도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아모레퍼시픽(1.83%) LG생활건강(2.63%) 토니모리(2.74%) 잇츠스킨(3.66%)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ODM(제조업자개발생산)업체인 한국콜마(2.33%)와 코스맥스(3.01%)의 반등이 돋보였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