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성장률 전망치 올려…기존 발표대로 내달부터 양적완화 축소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마리오 드라기 총재를 통해 더는 금리를 내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곧 종료되는 목표물 장기(저리)대출프로그램(TLTRO)의 시즌 3 시행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혀 시장에선 '억제적 통화정책'으로의 클릭 조정 기류를 엿보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CB는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6주 단위의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제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기 현행 -0.40%와 0.25%로 묶기로 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어 기자회견에서 "정책위원들은 앞으로 금리를 더 내려야 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CB는 애초 올해 3월까지였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올해 말까지 9개월 늘리되 원래 800억 유로 하던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다음 달부터 600억 유로로 줄인다고 한 작년 12월 회의 발표 내용도 다시 확인했다.

나아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017년 1.7%, 2018년 1.6%, 2019년 1.7%로 각각 제시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8%, 1.7%, 1.6%로 각각 내놓았다.

ECB는 직전 작년 12월 회의 때는 1.3%, 1.5%, 1.7%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1.7%, 1.6%, 1.6%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밝힌 바 있다.

ECB가 이들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최근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나타난 유로존의 가파른 물가상승률 추이와 관계가 있다.

드라기 총재는 다만, 연간 기준의 에너지가격 오름세와 비가공 식품가격 상승 흐름이 지난 2월 2% 물가상승률을 찍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음을 지적하며 이를 고려한 근원적인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앞서 시장에선 유로존의 높은 2월 물가상승률과 작년 경제성장률의 상대적 호조, 구매자관리지수(PMI) 기준치 초과 등 경제회복 양상을 들어 ECB가 돈줄 죄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은 ECB가 월간 자산매입 금액(양적완화)을 600억 유로로 줄인다는 계획을 내놓았을 때부터 ECB의 금리 인상과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계속 주목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