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vs 쭈타누깐 vs 전인지 '포대 그린'을 점령하라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경기에서 강적을 만났다. 지난해 5승을 쓸어담아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쥔 태국의 골프 영웅 에리야 쭈타누깐(22)이다. 1일 HSBC위민스챔피언스 대회 조직위원회는 2일 개막하는 대회에서 박성현이 세계 랭킹 2위 쭈타누깐, 3위 전인지(23)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고 밝혔다. 세 명 모두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초특급 스타 골퍼로, 대회의 ‘흥행조’를 맡았다. 박성현의 세계랭킹은 11위다.

박성현이 쭈타누깐을 제압하고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해선 그린 적응이 우선이다. 새 대회장인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장 탄종 코스(파72·6683야드)는 전장이 길지 않다. 그동안 대회가 열린 세라퐁 코스보다 300m 정도 짧다. 하지만 굴곡이 심한 포대 그린이 많아 공략하기가 까다롭다는 게 특징이다. 로테오핑 센토사 골프장 사장은 “그린 주변이 가파르게 돼 있어 온그린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PGA투어 7개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은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의 홀당 평균 퍼팅 수가 1.73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올 시즌 3개 대회에 앞서 출전한 쭈타누깐(1.75)보다 다소 우세한 퍼팅 실력이다. 정확한 온그린에 필수인 아이언샷 정확도 역시 72.42%를 기록한 박성현이 쭈타누깐(72.22%)보다 조금 높다. 문제는 포대 그린에서 굴러떨어진 공이 벙커로 들어갔을 경우다. 박성현의 샌드 세이브율은 37.5%에 불과하다. 쭈타누깐은 샌드 세이브율 81.82%로 전체 11위에 올라 있다. 결국 장타쇼보다 그린쇼에서 두 거물의 맞대결이 결판 날 공산이 큰 셈이다.

박성현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센토사 골프장은 세 번 정도 돌아본 곳이라 낯설지 않다”며 “여러 번 우승한 곳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