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미국 금리가 오른다고 국내 기준금리를 당장 인상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정부 재정은 좀 더 확장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미국 금리 올려도 기계적 대응 않을 것"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정책금리를 올리면 한은도 금리를 올려야 하냐’는 질문에 “기계적으로 대응할 것은 아니며 상황에 맞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 정상화(인상)에 나섰지만 이 총재는 올해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혀왔다. 소비 등 내수가 아직 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부진에 따라 금리 인하 정책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적으로 그런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며 정책 여력이 아직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아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설정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약달러이지만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 현상을 예상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환율 급변동이 금융시장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정부의 예산 편성과 재정기조에 대해서는 “좀 더 확장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정부의 총지출증가율은 0.5%로 3%대 후반인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 촉진을 위해 저소득층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궁극적으로는 기업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일자리와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응답했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소비자 심리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영향의 정도가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된다면 영향이 최소화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