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대원어드바이저리 본사에서 이현주 대표(왼쪽)가 중동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서울 이태원 대원어드바이저리 본사에서 이현주 대표(왼쪽)가 중동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서울 이태원역 부근에 있는 대원어드바이저리. 지난 연말 이 회사에선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중국 한국 등 4개국 학생 15명이 과학수사기법에 대해 실험을 했다. 지문감식법과 혈흔채취법 등을 체험하고 토론도 벌였다. 이들은 1주일 동안 ‘충무공 리더십’ 등을 통해 한국의 리더들에 대해 배우고 삼성전자 태평양화학도 방문했다.

이들이 한곳에 모인 것은 대원어드바이저리가 운영하는 ‘2016 국제청소년 창의력 및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UAE 청년대사’ 등 리더교육

"중동서 '엄지 척' 한 리더십 교육…영국·프랑스서도 요청"
대원어드바이저리는 2011년부터 중동지역 고위 공무원과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차세대 리더’ 교육을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던 교육 시장에 진출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때로는 미국 하버드대나 프랑스 인시아드 등 세계적인 교육기관들과 경쟁을 벌여 프로그램을 수주한다.

아부다비 왕세자실이 선정한 ‘UAE 청년대사’들을 상대로 2012년부터 교육도 하고 있다. 주로 중동을 대상으로 차세대 리더를 교육하던 이 회사가 최근 들어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지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제청소년 창의력 및 리더십 프로그램’도 이런 일환이다.

이현주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중동 국가와 비즈니스를 해봤더니 이들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아시아를 중시하고 있었고 특히 아시아 차세대 리더 간의 교류에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자녀가 성장하면 단순한 지식보다 해외 네트워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오는 4월에는 UAE의 아부다비 왕세자 직속 국영기업인 무바달라와 공동으로 좀 더 큰 규모로 아시아 차세대 리더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영국서도 교육 요청”

"중동서 '엄지 척' 한 리더십 교육…영국·프랑스서도 요청"
중동 국가와 유관 단체들이 미국 영국 스위스 프랑스 등 교육 선진국에 의뢰하지 않고 한국에 차세대 리더 교육을 요청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대표는 “한국의 존경받는 리더들은 타국의 리더보다 애국심이 강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게 특징”이라며 “갖은 모함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지킨 충무공 얘기를 듣고 역할극을 하면 참가자들이 큰 감동을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포스코 창립 당시 해외 유수의 기관들이 한국에서 무슨 철강산업이냐고 반대했지만 박태준 당시 회장이 ‘우리가 짓는 철강공장은 선조들의 피와 땀의 대가로 받은 돈으로 짓고 있기에 실패하면 모두 동해에 빠져 죽자’라고 말했다고 설명하면 학생들은 숙연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중동과 아시아의 학생들은 링컨이나 간디, 대처, 만델라 등 서구에 잘 알려진 위인에 익숙하다”며 “한국의 리더들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다른 나라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뤄낸 한국의 경험을 전해주고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세계로 뻗어가는 기업 현장을 안내하면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부쩍 커진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프랑스 영국에서도 연수요청을 받고 있다”며 “중동을 넘어 중국 베트남 유럽을 아우르는 차세대 리더 교육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