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감세를 제1 우선순위로 추진하겠지만 사회보장과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 등 복지예산은 축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채널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 정부의 경제목표 1순위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세제를 바꾸는 것”이라며 “개인 부문에서는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고 중간소득 계층 세금 인하 등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인세는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공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주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15~39.5% 누진세율 체계로 돼 있는 법인세율을 15%로 단일화하고, 개인소득세 과표구간 감축(7→4단계)과 최고세율 인하(33→20%)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상속세(40%) 폐지도 약속했다. 미 공화당은 법인세율을 20%로 낮추는 안을 추진 중이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세율 조정 등에 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법인세를 경쟁력 있게 만들면 기업들이 미국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할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다”며 “감세가 반드시 세수 감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사회보장과 메디케어, 그 밖의 다른 연방 후생복지 프로그램 예산은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 예산안에서 그런 항목들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입업체들로부터 저항을 받고 있는 국경세 도입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세 개념을 좋아하는 측면도 있고, 매우 걱정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해 결론이 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국경세는 수입물품에 3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화당은 수입품 과세를 강화하고, 수출품에는 면세하는 ‘국경조정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의회 합동연설에서 감세 방안을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