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서 사업 협력 계약…노키아 장비에 탑재
6년간 연구 개발…연내 전송 시스템 개발 완료

SK텔레콤이 개발한 양자암호 통신 기술이 글로벌 기업 노키아의 차세대 전송 장비에 탑재된다.

SK텔레콤은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이하 MWC) 2017'에서 글로벌 통신업체 노키아와 양자암호 통신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자암호 통신은 분자보다 더 작은 양자(quantum)를 활용한 암호화 기술로, 현존하는 해킹 기술로는 뚫을 수 없는 보안 체계로 알려졌다.

제삼자가 중간에서 통신 정보를 가로채려 시도할 경우 송·수신자가 이를 알 수 있어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

계약에 따라 양 사는 올해 하반기까지 SK텔레콤의 양자암호 통신 기술과 노키아의 네트워크를 결합한 '퀀텀 전송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고, 노키아의 차세대 광전송 장비에 탑재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퀀텀 전송 시스템은 SK텔레콤이 빛 에너지의 최소 단위인 단일광자(single photon) 기반의 고속 양자 암호키를 생성하면 노키아가 이를 이용해 전송망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MWC 전시장에서 이 시스템을 시연한다.

SK텔레콤은 6년간의 연구 개발을 거쳐 양자암호 통신 기술을 개발했다.

양자 암호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지난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Quantum Tech. Lab)를 종합기술원 산하에 설립해 6년간 원천 기술과 상용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았다.

노키아와의 제휴는 양자 암호 시장의 규모를 빠르게 키우기 위해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네트워크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노키아와의 협력 계약은 한국의 양자 보안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미국과 중국보다 늦게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음에도 양자암호기술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기술 종주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체결식에서 "SK텔레콤이 최고의 기술을 확보한 것과 글로벌 생태계를 만들고 확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ICT 패러다임과 생태계를 빠르게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노키아의 라지브 수리 CEO는 "SK텔레콤의 양자통신 기술로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초석을 마련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는 사이버 보안 시장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유럽 도이치텔레콤과도 양자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아울러 양자암호기술을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 나섰다.

초소형(5㎜x5㎜) 비메모리 반도체인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올해 상반기 안에 개발하고,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QRNG는 양자 암호를 생성하는 핵심 기술로, 추정 불가능한 난수를 생성한다.

현재는 신용카드 크기라 스마트폰 등에 탑재할 수 없지만, 초소형 칩이 개발되면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기기, 자율자동차 등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