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운동 작심삼일? 오늘부터 다시 도전!
“매번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진짜 해내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경기 화성에 사는 안모씨(26)는 새해 목표가 금연이었지만 한 달 만에 실패했다. 금연초도 피우고 한의원에서 금연에 좋다는 침도 맞아봤지만 결국 흡연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서울 노원에 사는 임모씨(28)는 정유년 새해를 시작하자마자 살을 빼기 위해 큰맘 먹고 집 근처 헬스장에 6개월치를 등록했다. 지난 1월 초에는 이틀에 한 번씩 꾸준히 나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횟수가 점점 줄어들더니 이달 들어서는 1주일에 한 번 갈까 말까 한다.

연초에는 건강을 위해 금연, 다이어트 등을 목표로 세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의지가 점점 약해져 ‘초심’을 잃는다. 2월은 굳게 먹었던 연초 결심이 서서히 풀어지는 시기다. 중도 포기 없이 건강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금연엔 약물치료가 효과적

1월 첫째주는 1년 중 가장 담배 연기가 적은 주다. 금연을 새해 목표로 잡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담배 연기는 다시 곳곳에서 뿜어져 나온다.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금단현상이 왜 일어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뇌에 니코틴 수용체가 늘어난다”며 “담배를 갑자기 끊으면 니코틴이 충족되지 않아 마치 밥을 먹지 않은 것 같은 결핍을 느껴 금단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금연으로 인한 금단현상은 금세 나타난다. 집중이 잘 안 되고 불안함과 초조함이 밀려온다. 화를 잘 내고 졸음이나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니코틴 결핍감을 분산시키는 게 중요하다. 은단이나 달달한 사탕이 효과가 없으면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어 포만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술을 마시는 것은 흡연 욕구를 높여 금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필요하면 약물치료도 권장된다. 니코틴 수용체를 약물로 채워주면 흡연 욕구를 제어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약물치료를 잘하면 절반 이상이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하기 전 체성분 분석부터

연초엔 살을 빼겠다는 사람들로 헬스장이 붐빈다. 다이어트는 금연과 더불어 새해 목표로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실천이 어려운 목표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운동하기에 앞서 체성분 분석부터 하기를 권한다. 지방과 근육량은 얼마인지, 내장지방은 평균 범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등을 체크하면 운동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태원진 헬스트레이너는 “객관적으로 체성분을 체크해야 근력 운동에 집중할지 유산소 운동에 집중할지 효율적인 운동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혼자 하기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게 좋다. 그는 “운동을 꾸준히 못하는 이유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며 “혼자 하는 것보다 주변에 운동을 잘 아는 사람이나 친한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음식 조절 없이 운동만으로는 살을 빼기 어렵다. 1주일에 며칠씩 등산을 다녀도 뱃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산에서 내려와 먹는 음식과 막걸리 때문이다.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방이 적고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조금씩 하루 3~4회 거르지 말고 꼬박꼬박 먹는 게 좋다”며 “흰쌀밥보다는 잡곡밥이나 현미밥이 소화가 늦게 돼 포만감이 크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 스스로 먹는 칼로리를 기록해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 교수는 “먹는 음식을 입력하면 ‘내가 이렇게 많이 먹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고 어떤 음식이 칼로리가 적은지에 대한 인식이 생긴다”며 “음식을 입력하는 것 자체가 자기 관리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건강검진은 연초에

병원 건강검진센터는 연말이 대목이다. 그해에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들이 대부분 연말에 몰리기 때문이다. 반면 연초에는 휴업하는 건강검진센터가 있을 정도로 한산하다. 전문가들은 연초에 건강검진을 받는 걸 추천한다. 김 교수는 “연말에는 송년회다 뭐다 해서 술자리가 많아 건강관리가 쉽지 않다”며 “새출발하는 연초에 건강검진을 받는 게 건강관리 동기 부여 차원에서 더 좋다”고 말했다. 연초에는 사람이 적어 대기시간이 짧은 데다 건강검진 수검자를 확보하기 위한 가격 할인 등 이벤트가 많은 것도 이점이다.

올해부터 바뀌는 건강검진제도도 확인해 두면 좋다. 올해부터는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대상에 해당하는 만 40세와 만 60세에게 C형 간염 검진을 시범적으로 시행한다. 30년 넘게 하루에 한 갑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55~75세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는 폐암 검진이 이뤄진다. 또 일요일, 국경일, 선거일 등 공휴일 건강검진 검진료에 적용되던 30%의 가산율이 올해부터는 토요일까지 확대돼 토요일에도 건강검진을 하는 병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편뿐만 아니라 이메일과 모바일로도 검진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