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분양 개막과 함께 건설사들이 지역 수요자의 입맛에 맞춘 단지를 잇달아 선보인다. 산지가 많은 지역에선 평지 아파트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빌딩이 빽빽이 들어선 지역에는 쾌적한 테라스하우스를 선보이는 식이다. 4베이(방-방-거실-방) 설계, 남향 등 보편적인 사항들을 내세우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시장의 개별성을 적극 반영하는 추세로 평가된다.

지난해 분양 단지 중에선 GS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공급한 ‘마린시티자이’가 대표적이다. 인근에 바다가 있는 지리적 특성을 반영, 전 가구의 바다 조망권을 확보하며 단지를 조성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 2단지’는 상대적으로 사교육시설이 부족한 지역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치동 강사진과 커리큘럼을 그대로 가져왔다. ‘대치학원가 동탄캠퍼스’를 특장점으로 내세운 이 단지는 최고 청약경쟁률 52.9 대 1을 기록했다.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올해도 지역 특색을 적극 반영한 아파트들이 인기를 얻을 것이란 관측이다. SK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다음달 공급하는 ‘백련산 SK뷰 아이파크’는 인근 지역에선 희소성이 높은 평지 아파트다. 백련산 힐스테이트 ‘백련산파크자이’ 등 앞서 공급된 인근 단지들이 언덕 위에 조성된 것과 달리, 응암로에 접한 평지에 들어서 지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림산업이 이달 분양하는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2차’에는 모델하우스 개관 전부터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명문고로 꼽히는 하늘고등학교로의 진학이 유리해서다. 하늘고는 입시정원의 약 60%를 공항 인근 지역 거주자로 선발한다.

GS건설이 분양 중인 ‘오산시티자이 2차’는 다양한 자동차 관련 시스템이 적용된다. 자가용을 이용해 인근 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단지 안에 셀프 차량 청소시스템,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침밥 못 먹는 산업단지 근로자 위해…호텔급 조식 주는 아파트 있네
주변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해 직접 아침 식사를 챙겨주는 아파트도 있다. 흥한건설이 다음달 공급할 경남 ‘사천 그랜드 에르가 1930’는 사천 제1·2 일반산업단지 등 10개 산업단지 근로자의 배후주거지에 해당돼 호텔 수준의 조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는 지역 욕구를 잘 반영한 아파트가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