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출범후 G2 외교 사령탑 첫 대좌서 강력 메시지
中기업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염두에 둔 채 압박했을 개연성
왕이 "미국 하나의 중국 지지 재차 확인…미국과 협력 강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강력히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 마크 토너 대변인 대행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증가한 위협을 강조하고,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행동을 완화할 것을 중국에 촉구했다고 토너 대행은 전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견인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전날 한일 및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내용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틸러슨 장관은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지난 7일 전화통화와 16일 양자회담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유도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을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틸러슨이 중국 기업에 큰 타격을 줄 세컨더리보이콧 시행을 염두에 둔 채 왕 부장에게 대북 영향력 행사를 압박한 것일 개연성이 있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또 틸러슨 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화통화에 주목하고, 양국 간의 '차이'를 건설적으로 다뤄가며 양국 간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데 대해 언급했다고 토너 대변인 대행은 소개했다.

아울러 무역과 투자를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 필요에 대해 두 장관은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 역시 양국 수상의 전화통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중국과 미국은 세계 안정을 위해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밝힌 뒤 "미중간 공동의 이익(interest)이 차이를 훨씬 능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해서 지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고, 양국 수상 모두 중국과 미국이 매우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새로운 출발점에서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대립이나 충돌 없이 서로 존중하며, 상호 윈윈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고,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길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중미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틸러슨 장관도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며 이는 양국 관계에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역내 평화적인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본<독일>·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김진방 특파원 jhcho@yna.co.kr,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