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5년 전부터 CDO직 운영하는 스타벅스, 4차 산업혁명 대비할 '디지털 리더십'은
산업계에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바람은 기술을 포함한 많은 영역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싱귤래리티대 창립자 피터 디아만디스는 저서 《볼드》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인류가 겪어 보지 못한 ‘기하급수적 변동’으로 정의한다.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변화의 영향도 기하급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중요한 것은 그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가 온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은 어떤 틀로 변화를 준비해야 할까.

우선 4차 산업혁명이 우리 비즈니스에 주는 의미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환경에 적용되고 이것이 융합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단계에 이른 것을 뜻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것의 완벽한 디지털화”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모든 분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게 돕는다. 이렇게 모든 환경에 적용되는 디지털 기술은 모든 사람을 연결할 수 있게 했고,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만물인터넷(IOE)을 통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완벽한 연결 망이 구축되는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을 통해 사업의 많은 부분이 자동화, 지능화할 것이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관점에서는 고객, 상품의 생산 및 개발, 운영 프로세스 등 모든 것이 바뀌는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런 시점에서 경영의 개념과 방법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은 먼저 ‘업의 본질’을 깊이 고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업의 본질이란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벌 것이며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변화를 맞는 기업은 업의 본질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어떻게 변화해야만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그동안 기술 발전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있었지만, 이런 기술들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실하게 말을 못하고 있다.

변화는 고객에게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상품에 대한 구매 기준과 구매 패턴이 변할 것이다. 다음은 상품이다. 상품과 서비스 가치가 변하고 개발 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판매 방식과 형태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마케팅도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벌써 마케팅 기능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기업의 수익을 이루는 요소도 달라질 것이다.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 컨설팅회사들은 밸류 체인(가치사슬)의 통합, 제품과 서비스의 디지털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그리고 가장 중요한 회사의 핵심 역량으로서의 데이터 분석 역량을 키우라고 제안하고 있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제품을 구매해 소유하고 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이 가치를 경험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는 고객의 가치 집중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디지털 역량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은 디지털 기술을 기업 비즈니스에 접목할 수 있는 역량을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업의 디지털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출간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는 이 디지털 역량을 세 가지로 정의한다. 고객 경험 창출 역량, 운영 프로세스 혁신 역량, 그리고 변화에 대한 리더십 역량이다. 이 중 특히 중요한 것은 리더십 역량이다. 4차 산업혁명 열풍의 주역인 클라우스 슈와프도 지금 우리의 조직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준비할 수 있는 리더십 역량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스타벅스 같은 회사는 2012년부터 이미 최고디지털책임자(CDO)직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그동안 겪어 보지 못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될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때로는 변화가 공포로 다가오기도 한다. 어떤 변화이든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변하는 일은 없다. 변화의 속도가 다를 뿐이다. 지금 변화는 우리가 겪어 보지 못한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영학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