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수제맥주 펍은
국내 ‘브루잉펍’을 알린 주역 중 하나는 신세계의 ‘데블스도어’다. 2014년 11월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누적 방문객 100만명을 넘어섰다. 한 달 평균 4만명이 매장을 찾았다. 데블스도어에서는 브루마스터(양조 전문가)가 개발한 레시피를 230여년 전통의 독일 카스파리 양조 설비로 생산한다. 페일에일, IPA, 스타우트, 라거, 헬레스 등의 수제맥주와 해외에서 들여온 에일맥주 20여종을 함께 맛볼 수 있다. 라거맥주 외에 다른 선택이 없던 국내 주류 시장에 에일맥주를 재조명한 공간이라고 평가받는다. 서울 센트럴시티, 스타필드 하남, 부산 센텀시티 등 데블스도어 매장에서는 평일 저녁에도 사람들이 1시간씩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가볼만한 수제맥주 펍은
가장 실험적이고 화려한 맥주 라인업을 자랑하는 곳은 서울 성수동에 있는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다. 국제공인 비어 소믈리에 자격증 시서론(Cicerone) 보유자인 김태경 소믈리에와 국내 맥주대회 그랜드슬램 우승자 스티븐 박이 주도해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경이로운 세종’ ‘쇼킹 스타우트’ ‘판타스틱 페일에일’ ‘뿅!(POP)’ 등 이름만으로도 톡톡 튀는 맥주로 가득하다. 펍 바로 옆에 있는 양조장에서 직접 맥주를 양조한다. 전문가가 엄선한 국내외 유명 맥주 탭도 마련돼 있다. 총 30여종의 맥주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매주 열리는 맥주 시음회, 홈 브루잉 대회, 맥주 스터디 등 문화 행사도 다양하다.

잠실에는 정통 독일식 맥주를 만드는 ‘슈타인도르프’가 있다. 석촌호수를 독일어로 따와 ‘석(Stein)’ ‘촌(Dorf)’이라는 의미의 슈타인도르프로 이름 지었다. 헤페바이젠, IPA, 페일에일, 스타우트 등이 대표 맥주다. 16세기 초 독일 빌헬름 4세가 품질이 떨어지는 맥주 생산을 막기 위해 공표한 규율인 ‘맥주순수령’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몰트, 물, 홉, 효모로만 맥주를 제조한다. 지하 3층부터 지상 6층까지 양조장, 펍, 식당, 이벤트룸, 루프톱 등이 있다. 목·금·토요일 저녁엔 지하 양조시설을 관람하며 맥주를 마실 수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