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결 후 내정자 결정…3월 주총 거쳐 선임

민영화로 첫발을 뗀 우리은행을 진두지휘할 차기 은행장이 25일 오후 결정된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 이광구 현 행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3명의 후보자에 대한 최종면접을 진행한다.

이어 차기 행장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사회에서 차기 행장 내정자를 결정한다.

상업·한일은행으로 갈라져 있는 조직을 아우르는 인사 시스템 개선방향, 자산 건전성 제고 방향 등 우리은행이 당면한 과제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차기 행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수석부행장직을 두고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중 한 곳에서 행장이 나오면 다른 한쪽에서는 수석부행장을 가져가는 식의 나눠먹기식 인사가 이뤄지곤 했다.

후보들은 민영화 이후 달라지는 환경에 맞게 은행의 체질을 개선하고 안정시킬 수 있는 적절한 답안도 최종면접에서 내놓아야 한다.

특히 핀테크의 발전으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인력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는 민영화로 첫걸을 떼는 우리은행으로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부·지점장급 중간 관리자가 비대한 항아리형 구조로는 다른 시중은행과 경쟁을 펼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점주주들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지주사를 어떻게 구축할지도 면접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주사를 구축하려면 보험사나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거나 새로 새워야 하는데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으로 이뤄진 과점주주들의 이해와 충돌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있다.

민영화라는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을 이뤄냈고, 경영성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그룹장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이광구 행장 전임인 이순우 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역임해 차기 행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두 번 연속 행장을 배출하지 못한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세 후보 중 유일한 전직 인사인 김 전 부사장도 역전극을 노려볼 만하다.

퇴직한 지 1년이 안 돼 내부 사정을 잘 알고, 한일은행 출신들 사이에서도 신망도 두텁다.

차기 우리은행장은 오는 3월 24일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