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이면 상한다는 고로쇠물, 이마트서 대박상품 된 비결은
고로쇠나무는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서 자란다. 이 나무의 밑동에서 뽑아낸 물은 만병통치약으로 불린다. 포도당, 비타민A와 C, 망간, 철 같은 미네랄 효소가 많다.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뜻의 ‘골리수’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관절염, 골다공증 등 뼈 건강이나 숙취 해소 등에 좋다. 대개 가을과 겨울 한 나무에서 10일 동안만 나온다. 채취는 어렵다. 한 번 뽑은 수액은 3~5일이 지나면 상하기 때문에 사기도 쉽지 않다.

이 같은 고로쇠물의 유통 공식은 지난해 6월 깨졌다. 이마트에 ‘수가-나무가 주는 선물 고로쇠 수액’(사진)이 등장한 것. 유통기한은 3일에서 28일로 길어지고, 용량은 430mL로 작아진 고로쇠 수액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초기 준비한 90t 이상을 다 팔고 추가로 제조 중이다.

이마트에 고로쇠 수액을 납품한 건 음료분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1위 업체인 흥국F&B다. 흥국F&B는 탁월한 초고압처리(HPP) 살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탄산수, 해양수 등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마트가 이 업체의 고로쇠 수액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HPP 살균 기술은 원래 생선의 미생물을 제거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어떤 물질에 4000~6000기압(Bar)을 가해 미생물을 없애는 방식이다. 수심 6만m의 수압과 비슷한 수준이다. 열 살균 처리를 하는 다른 방식에 비해 영양성분이나 맛, 향을 파괴하지 않고 유통기한도 한 달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흥국F&B의 HPP 살균 기술을 거친 음료나 식품은 유통기한이 길고 신선하다. 스타벅스, 폴바셋, 망고식스, 이디야 등 대형 외식업체 3만여개 매장에 납품하는 비결이다. 한국야쿠르트가 내놓은 커피 브랜드 ‘콜드브루바이 바빈스키’도 이 회사가 만든다.

흥국F&B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만 주로 하다 ‘수가’ 브랜드로 고로쇠물과 주스 등을 내놓으면서 직접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고로쇠물에 이어 다른 건강음료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