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서 파스타 판다…2조 HMR 시장 도전
국내 1위 빵집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가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뛰어든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식품 연구개발(R&D) 분야 강점을 살리고 전국 3400개에 달하는 파리바게뜨 매장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는 간편식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간편식 메뉴 ‘홈 다이닝’ 출시

24일 제빵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작년 12월부터 직영점에서 가정간편식 제품인 ‘홈 다이닝(Home Dining)’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메뉴는 파스타, 그라탱(사진), 도리아 3종류(각각 5500원)로, 이달 내 직영점뿐 아니라 가맹점까지 본격적으로 확대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서 간편식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아침식사와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서 파스타 판다…2조 HMR 시장 도전
파리바게뜨는 간편식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SPC그룹 내 다른 브랜드인 ‘패션5’와 ‘파리크라상’에서 제품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이들 매장은 빵과 케이크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파리바게뜨와 달리 파스타 등 식사 메뉴 등도 판다. 파리바게뜨 간편식 메뉴 개발은 SPC그룹의 신제품 개발부서인 ‘이노베이션 랩’이 총괄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패션5 등에서 테스트 과정을 거치면서 좀 더 대중적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에서 판매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봤다”며 “한 끼 식사로 충분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R&D와 유통망 시너지 기대

파리바게뜨서 파스타 판다…2조 HMR 시장 도전
파리바게뜨가 뛰어든 가정간편식 시장은 2009년부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2009년 7100억원이던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작년에 처음으로 2조원(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2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시장에선 대형마트와 식품회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3년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를 통해 찌개·구이류 200여종을 선보였다. 작년에는 간편식 종류만 1000종을 돌파했다. 홈플러스는 ‘싱글즈 프라이드’, 롯데마트는 ‘요리하다’라는 브랜드로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간편식 시장의 원조격인 CJ제일제당과 오뚜기 같은 식품회사들도 컵밥류 등 다양한 메뉴에 편의성까지 더한 제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대형마트와 식품회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 간편식 시장에서 베이커리만의 차별화된 메뉴와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은 프리미엄 베이커리인 패션5, 고급 카페형 베이커리인 파리크라상, 대중적 빵집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 등 상품 가격대와 구성이 다른 매장들이 있고, 파리바게뜨만 전국에 3400개를 운영 중이어서 소비자 반응 확인과 유통에 강점이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해산물, 육류 등의 식재료를 활용하는 등 라그릴리아, 베라, 퀸즈파크와 같은 SPC그룹 내 외식브랜드 제품에 적용한 기술과 아이디어도 파리바게뜨 간편식 개발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