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 탈퇴 공식 선언…한미FTA 불똥 튈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참모진 시무식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추진을 밝힌 데 이어 이튿날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에 회의적인 것은 이미 알려졌으나, 취임이후에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타협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뒤집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보호무역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TPP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야심 차게 TPP를 추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TPP를 "미국에 잠재적인 재앙"이라며 취임한 지 100일 이내에 탈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TPP에 가입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TPP를 주도하던 일본이 타격을 받으면서 수출 경쟁국인 한국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트럼프의 행보는 NAFTA, TPP에 그치지 않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관망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NAFTA, TPP 그리고 한미FTA를 "일자리를 빼앗는 협상"이라고 비판했었다. 특히 "2012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미FTA를 밀어붙였다"며 "그 여파로 대한국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 개나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우리 통상당국은 애초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에 잰걸음을 보이자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이번 주 중 미국을 찾아 앞으로의 협력 관계에 대해 실무협의를 할 예정이다. 또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준이 끝나는 대로 장관급 회담을 요청할 방침이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조만간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현안 협의를 위해 미국 출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태희 산업부 차관은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전 세계에 파견된 상무관과 만나 트럼프 출범 이후 각국의 동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격년마다 진행되는 상무관 회의는 지난해 이미 개최됐다. 그러나 '트럼프 리스크'로 인해 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2년 연속 열리게 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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