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에도 '140자 정치'
지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 정치로 유명하다. 하루에도 5~6건씩, 주로 아침이나 저녁에 집중적으로 트윗을 올린다. 트위터 전송량이 한 번에 140자로 제한된 탓에 한 번에 2~3개씩 연결된 트윗을 올릴 때가 많다.

그는 취임식 후에도 트윗을 하고 있다. 심지어 계정이 하나 더 늘었다. 원래 쓰던 계정(@Donald J Trump·사진)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 공식계정(@POTUS)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서 물려받았다.

취임식 날 그는 본인 계정으로 11건, 미국 대통령 계정으로 6건의 트윗을 올렸다. 본인 계정에선 여성들의 취임 반대 시위를 빈정거리는 등 종전의 ‘좌충우돌’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 대통령 계정은 훨씬 진중해 보인다.

그는 왜 이렇게 트위터를 하는 걸까.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작년 말 트럼프가 취임 후에도 계속 트윗을 할 것이라며 “미국인에게 직접 자유자재로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류 언론이 자신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소통 채널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일단 센 표현이나 요구를 먼저 던져서 협상 상대방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자신이 판을 주도하는 그의 협상 스타일에도 트위터가 적격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관리를 보좌진에 맡기는 정치인도 많다. 트럼프는 어떨까. 지난 대선 기간 그의 트위터에는 아이폰으로 올린 글과 안드로이드폰으로 올린 글이 혼재돼 있었다. 미국 네티즌은 아이폰으로 올린 글이 훨씬 온건한 점으로 미뤄 보좌진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감하고 공격적인 글은 대부분 본인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많이 날리면 민간기업 트위터엔 호재일까. 그런 측면도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트럼프 트윗이 기업 주가에 영향을 주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금융시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 쓰이는 블룸버그 단말기 30만대에는 ‘트럼프 트윗 확인 기능’이 추가됐다. 하지만 트위터 주가는 그의 당선 전과 비교해 약 12% 떨어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