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 '최악' 피했지만…긴장 못 푸는 삼성
서울구치소 나온 이재용 부회장, 서초사옥 직행해 대책회의
이 부회장이 이날 새벽 6시30분께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자 삼성은 잠시 안도했다. 하지만 긴장을 풀진 못하고 있다. 비상 체제도 계속됐다. 삼성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은 하나의 고개를 넘은 것일 뿐”이라며 “이 부회장과 최 실장 등이 기소될 예정이고 사법부의 최종 판단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뇌물공여죄 소명이 부족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특검이 수사 강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부회장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자 곧장 서초사옥으로 향해 미래전략실 팀장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래전략실 팀장들과 1시간 정도 회의한 뒤 귀가했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는 전혀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미뤄진 사장단 인사 등은 여전히 3월 특검 수사가 끝난 뒤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이 부회장의 결심이 필요한 사안도 당분간 진행되기 어렵게 됐다. 이 부회장이 불구속 상태라고는 해도 피의자 신분으로 대외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데다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도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당초 18일께 개최할 예정이던 신형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출시 행사를 취소했다. 통상 가전업계는 1월 중순께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고 곧바로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오는 26일께 담당 임원이 간략히 브리핑만 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떠들썩하게 신제품 출시 행사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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