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완 형제파트너 대표(맨오른쪽)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협동조합 판매장에서 제품 개발 회의를 하고 있다. 형제파트너 제공
김정완 형제파트너 대표(맨오른쪽)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원들이 협동조합 판매장에서 제품 개발 회의를 하고 있다. 형제파트너 제공
창립한 지 40년이 넘은 대구의 가정용 전열기구 기업 보국전자(대표 이완수)와 발광다이오드(LED) 벤처기업인 반디(대표 이지훈)는 지난해 11월 협약을 맺었다. 오는 4월 출시하는 캠핑용 LED랜턴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2000여개 유통채널을 보유한 보국전자는 사업 아이템을 확대했고 유통망이 없는 반디는 유통망을 확보하게 됐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DK, 광진산업, 인아, 현성오토텍 등 20개 중소기업은 서로 협력해 가전 완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나 기아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해왔다.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DK(대표 김보곤)는 태산테크 등 2개 기업과 협력해 스마트레인지 후드 완제품을 올 상반기 출시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실내공기 오염도를 감지하고 환기까지 하는 지능형 제품이다.
광주 중소기업-벤처 신시장개척 '연합작전'
대구와 광주, 울산, 경북 구미 지역 중소기업이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해 수주·발주하거나 공동연구를 하는 협력모델로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대기업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일감이 줄어든 광주와 대구, 구미 지역 중소(중견)·벤처기업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기술을 융합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테크노파크 등 기업지원기관도 신산업 육성과 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이들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구미에서는 지난해 7월 부설연구소를 둔 중소·중견기업 98개가 구미부설기업연구소협의회를 창립했다. 20여년간 하도급 생산에서 다져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기기, 정보기술(IT) 의료기기, 첨단소재, e-모빌리티 등 6개 분과로 나눠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형제파트너(대표 김정완)는 지난해 8월 탄소섬유 업체인 지유엠아이씨, 인쇄회로기판 업체인 LD전자 등 5개 기업과 공동으로 농업용 전기차를 생산·판매하기 위한 법인(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울산에서는 2015년 조선해양설계 및 관련 기자재 업체 등 30곳과 울산산학융합본부가 참여해 조선해양 전문 종합설계사인 USOE를 설립했다. USOE 관계자는 “영세 중소기업 형태로는 수주하는 데 어려움이 뒤따라 종합 설계회사를 세웠다”고 배경을 소개했다. 도건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중소·벤처기업이 협력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전국종합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