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이제 눈물 서너 방울로 진단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사회가 고령화하고 육류 섭취가 늘면서 환자가 연평균 8.5%씩 증가하고 있다. 통풍은 치료가 어려워 평소 예방이 중요하지만, 지금까지는 병원을 찾아야만 예측이 가능했다. 국내 연구진이 통풍의 원인인 요산을 눈물 서너 방울로 간편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기훈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눈물을 묻혀 요산 수치를 측정하는 통풍 예방용 검사 용지를 개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주삿바늘로 혈액이나 관절 윤활액을 채취해 통풍을 진단하고 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바늘을 무서워하는 환자는 거부감이 크다. 이번에 개발된 검사용지는 바늘로 피를 뽑지 않고도 간단하게 눈물 서너 방울만으로 요산 수치를 측정한다. 종이에 스며든 요산 분자에 레이저를 쏘면 농도에 따라 빛 신호가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한다.

연구진은 검사용지에 작은 금 나노입자(금나노섬)들을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두께로 덮어씌웠다. 이렇게 종이 표면을 얇게 덮은 나노입자들은 빛 신호를 100만~100조배까지 키우는 증폭장치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실제로 눈물 속 요산의 분광신호가 크면 혈액 속 요산 농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 나노분야의 국제학술지 ‘ACS나노’에도 소개됐다.

논문의 제1 저자로 참여한 박문성 연구원은 “일반 반도체 나노공정을 활용해 쉽게 진단 검사용지를 만들 수 있다”며 “눈물을 포함해 체액 성분을 활용해 질병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다른 질환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