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16일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주요 속보로 내보냈다. 갤럭시 노트7 폭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삼성그룹이 수개월 만에 다시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한국 경제의 이미지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BBC방송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지난주 이 부회장이 22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친구인 최순실 씨가 운영하는 비영리재단에 돈을 내서 정부의 호의를 얻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등의 전말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2015년 합병에서 정부 지원을 받았느냐가 조사의 핵심”이라며 특검이 이 부회장에게 뇌물죄를 적용한 점을 들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삼성그룹이 한국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부패 스캔들에 걸려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은 한국 경제를 대표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의 평판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박성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소식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투자가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날 원화가치가 달러 대비 소폭 하락한 것도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타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