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공기업 H차장은 지난해 말 14년간 다니던 회사를 떠나 민간기업으로 이직했다. 서울에 사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이 힘들었다는 게 이직 사유였다. 서울 명문대를 나온 K씨는 나주의 한 공기업에 입사했지만 입사 1년 만에 퇴사했다. 서울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이유였다.

많은 취업준비생이 높은 고용안정성과 근무여건 등을 생각해 공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공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공기업이 분명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지방 혁신도시 이전으로 감수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공기업 진로 선택 전 고려해야 할 세 가지를 살펴봤다.

지방근무를 할 수 있다면 공기업은 분명 좋은 선택이다. 3년 전부터 국가균형발전계획에 따라 110개 공공기관이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많은 공기업 직원이 지방으로 가야 했다.

2014년 12월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은 서울에 가족이 있는 직원을 위해 주말에 셔틀버스 30여대를 운행했다. 서울에서 이사 온 직원이 꽤 늘어 지난해부터는 전세버스 대신 편도 1만원 정도에 고속철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 미혼 독신자에게는 독신자 숙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공기업은 직업 안정성이 높은 대신 이직자가 적어 승진이 늦을 수밖에 없다. 성취욕이 강하고 도전적인 사람이라면 공기업보다는 민간기업이 오히려 더 맞을 가능성이 있다. 또 순환보직이 잦기에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직무 전문성을 키우기는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성과보다는 연공서열이 아직도 중시되는 문화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의 직원 연평균 보수는 6484만원(2015년 12월 기준)이다. 중소기업(3363만원)보다는 많지만 대기업(6544만원)보다는 적은 편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