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서울 가양동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조감도.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서울 가양동 모듈러 공공임대주택 조감도.
주요 구성품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짓는 모듈러 주택이 국내에서 처음 등장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오는 11월 서울 가양동에서 국내 1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이 준공될 예정이라고 15일 발표했다. 모듈러 주택은 집 골조와 인테리어, 전기설비 등 부품의 70%가량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 레고블록처럼 쌓아 올리는 집이다. 기존 공법보다 절반 이상 공기 단축이 가능하며 도시 곳곳의 자투리땅을 활용해 지을 수 있다. 건물을 해체할 때도 부품을 폐기 처리하지 않고 새 주택 부품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건축설계 업체 에이럽(ARUP)은 미래 건축 핵심기술 중 하나로 모듈러 건축공법을 꼽았다.

건기연 건축도시연구소 연구팀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관련 업체 등과 함께 새로운 모듈러 공법을 개발했다. 그동안 국내 모듈러 주택은 소음 차단이 잘 안 되고 화재에 취약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3층 이상으로 짓기도 불가능했다. 건기연 건축도시연구소 관계자는 “5층 이상, 최고 11층까지 구조 안정성 및 내진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중고층화 모듈러 공법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건기연은 해당 기술 관련 각종 검정을 마쳤고 대량생산을 위한 설계 표준화 기준도 마련했다.

서울 가양동에 30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모듈러 임대주택은 행복주택(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건기연은 내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충남 천안시 두정동에 2호 모듈러 주택 4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 수서동727 공영주차장 부지에 지으려다 서울시와 강남구 간 갈등 격화로 백지화된 주택을 옮겨 짓는 것이다.

이태식 건기연 원장은 “수출이 가능한 모듈러 건축공법이 활성화되면 고용창출과 해외 주택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