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5만개 시대 '가성비+취향 저격' 필요
올해도 커피전문점 시장에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가장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디야커피, 빽다방, 편의점 커피 같은 저가 커피 공세 속에서 한 잔에 4000원(아메리카노 기준) 이상인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이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국내 매장 수 1000호점 돌파에 성공한 스타벅스처럼 상대적으로 고가 커피를 팔려면 더 높은 소비자의 ‘로열티’(충성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커피전문점 시장 양극화

커피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5만개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같은 대형 커피전문점에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커피숍까지 합한 숫자다.

최근까지 커피전문점의 트렌드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1000~2000원대에 판매하는 ‘저가 커피’였다. 이디야커피는 작년에 2000호점을 넘어섰고 빽다방도 매장 수를 크게 늘렸다. 이들 매장은 커피 한 잔 가격이 대부분 2000원대로 스타벅스 등에 비하면 30%가량 싸다.

고가 커피를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커피시장이 성숙기 에 접어 들면서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고자 하는 커피 애호가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콜드브루커피, 드립커피, 싱글오리진커피 등의 시장을 성장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스타벅스와 엔제리너스커피 매장에서 판매한 메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 중 하나가 콜드브루커피다. 콜드브루는 다른 커피에 비해 제조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소비자가격이 5~15% 비싸다.

○“객단가 높여야”

전문가들은 올해 커피전문점 창업 전략으로 대형 커피전문점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지향하면서 애호가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매스티지’(대중을 뜻하는 mass와 명품을 뜻하는 prestige product를 합성한 신조어)를 꼽는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작년 커피시장은 가성비 열풍에 저가와 대용량이 인기를 끌었지만 앞으로는 단순히 싼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커피가 대중화되고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는 이제 좀 더 자신의 개성을 만족시키는 커피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저가 커피전문점에 관심 있는 자영업자는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1000원대 커피 판매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와 빽다방도 2000원대 커피와 함께 ‘베이글’ ‘사라다빵’ 같은 디저트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객단가 높이기 전략을 쓰고 있다. 작년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한 곳인 ‘드립앤더치’(사진)가 유기농 콜드브루 커피 같은 희귀성 메뉴를 시중 가격보다 30% 싸게 팔면서 인기를 끈 것도 시사점을 준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