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대만 민주화 이끈 리덩후이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은 9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리 전 총통은 1923년 1월15일 대만 신베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대만은 일제 치하였고, 그에겐 이와사토 마사오란 일본식 이름이 있었다. 일본 교토제국대 농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와 코넬대에서 각각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대만대 교수로 일하다 정계에 입문해 타이베이 시장과 부총통 등을 거쳐 1988년 총통에 올랐다. 최초의 대만 출신 총통이자 첫 민선 총통이었고, 직선제를 도입하는 등 대만 민주화에 한 획을 그었다. 또 장제스와 장징궈 시절 계엄 시기에 벌어진 각종 시국사건을 진상조사하고, 총통으로서 국민에게 사과했다. 또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대만 경제발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친일 행적은 두고두고 그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퇴임 후인 1999년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해 대만과 중국 외에도 동아시아권 국가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친분이 매우 깊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도 대만에선 지금도 정계 원로로 추앙받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