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한미약품, 무상증자 발표에 주가 상승 왜?
기술 수출 계약이 불확실해졌다는 이유로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 2거래일 연속으로 16.56% 급락한 한미약품을 살린 것은 무상증자 발표였다. 한미약품은 지난 3일 주당 0.07주를 배당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이 공시 이후 한미약품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무상증자는 회사가 벌어놓은 잉여금으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주주가 이익을 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달라진 게 없다. 발행주식 1000주 중 10주를 가지고 있으나 1100주 중 11주를 가지고 있으나 지분율 1%라는 점은 마찬가지란 얘기다.

그런데도 주주들이 무상증자를 좋아하는 것은 착시 효과 때문이다. 무상증자로 발행주식 숫자가 늘어나 주가가 하향 조정되면 새로운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주가가 싸다고 착각, 매수에 나설 것이란 논리다. 다른 해석도 있다. 대개 무상증자는 ‘곳간’이 튼튼한 기업들이 단행한다. 기업 내부에 있던 잉여금으로 새 주식을 찍을 만큼 쌓아둔 돈이 많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사실 자체를 호재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펀더멘털이 튼튼하면서도 유통주식이 적은 종목이 무상증자를 한 경우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무상증자로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 주가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상증자=주가 상승’을 공식으로 이해해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잉여금이 많지 않은 기업이 단기 주가 부양을 위해 무상증자에 나설 경우 오히려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