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르네 플레밍.
오는 7월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르네 플레밍.
세계적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의 리사이틀, 세계 최고 교향악단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푸치니 콘서트 오페라 ‘투란도트’….

서울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롯데콘서트홀 등 국내 대표 공연장들이 올해 다채롭고 풍성한 클래식·오페라 기획 공연을 마련했다. 쉬운 레퍼토리로 공연장 문턱을 낮추는 프로그램과 함께 국내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수준 높은 공연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대관 공연뿐 아니라 잘 짜인 자체 기획공연으로 클래식 애호가와 대중을 끌어들여 침체에 빠진 클래식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세계적 아티스트·연주단체 잇달아 내한

미국 출신 유명 프리마 돈나 르네 플레밍이 예술의전당 기획으로 오는 7월3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연다. 15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플레밍은 198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오디션에서 우승한 뒤 메트로폴리탄 주역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래미상 등을 여러 차례 받았고 고전부터 현대작품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플레밍은 포근하면서도 기품 있는 음색으로 구노 오페라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 드보르자크 오페라 ‘루살카’의 ‘달에게 부치는 노래’ 등의 아리아를 부를 예정이다.

예술의전당은 12월9일 서울시향과 함께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 공연엔 ‘현존 최고의 투란도트’로 꼽히는 미국 소프라노 리즈 린드스트롬이 출연한다.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도 잇달아 방한한다. 다니엘레 가티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RCO는 11월 15~16일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RCO는 2008년 영국 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이 베를린필하모닉과 빈필하모닉을 제치고 세계 1위 교향악단으로 선정한 전통의 오케스트라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브람스 ‘교향곡 1번’과 말러 ‘교향곡 4번’ 등을 들려준다. 유럽 대표적 실내악단인 오스트리아 카메라타 잘츠부르크도 3월 10여년 만에 내한해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선 5월25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내한 공연이 4년 만에 열린다. 정명훈 지휘자 후임으로 예술감독이 된 37세의 젊은 지휘자 미코 프랑크가 국내 무대에 처음 선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의 협연으로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 라벨의 ‘마 메르 르와’를 들려준다.

◆음악홀 특색 살린 기획 공연 ‘눈길’

공연장 특색을 살린 기획 공연도 열린다. 롯데콘서트홀은 트레이드마크인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세계적 오르가니스트인 웨인 마셜과 올리비에 라트리 등의 공연이 3월15일부터 이어진다. 세종문화회관은 기존 시리즈를 보완·발전시킨 공연들을 선보인다. 지난해 무대에 오른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3월22~25일, ‘2017 세종 체임버 시리즈’ 무대를 4월22일에 펼친다. 이번 체임버 시리즈엔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상주음악가로 참여한다.
오는 3월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서는 쟝 기엔 케라스(왼쪽부터), 이사벨 파우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
오는 3월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서는 쟝 기엔 케라스(왼쪽부터), 이사벨 파우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
역삼동 LG아트센터는 3월7일 ‘슈만 피아노 트리오’ 공연을 연다. 슈만 피아노 트리오 1~3번 전곡을 이사벨 파우스트(바이올린), 알렉산더 멜니코프(피아노), 쟝 기엔 케라스(첼로)가 함께 연주한다. LG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들이 트리오로 국내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며 “아내 클라라를 향한 슈만의 사랑이 돋보이는 1번부터 독창적이고 정열적인 3번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도 브람스와 리스트의 곡으로 4월21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공연장별로 다양한 할인 혜택도 준다. 기획 공연을 전편 또는 원하는 편수대로 골라 결제하면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