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CES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CES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컴퓨터그래픽반도체(GPU) 기업이다. 영화나 게임에 등장하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이 엔비디아의 GPU를 통해 구현된다. 그런 엔비디아가 CES 2017에서 가장 강조한 신제품은 자율주행차용 인공지능(AI) 컴퓨터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호텔에서 CES 2017 기조연설자로 나서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ZF와 함께 개발한 ‘재비어’(ZF의 제품명은 ‘ZF프로AI’) 컴퓨터를 공개했다. 한 시간여 동안의 기조연설 가운데 30분 이상을 이 컴퓨터 소개에 할애했다.

엔비디아의 GPU는 실제 사물을 컴퓨터에 구현한다.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이 자동차 주변 환경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기술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엔비디아와 ZF는 여기에 학습을 통해 발전(딥 러닝)하는 AI를 추가했다.

황 CEO는 “사람이 운전을 계속 하다 보면 실력이 늘듯 재비어도 경험이 쌓일수록 특정한 구간이나 환경에서 어떻게 운전하면 좋을지에 대한 판단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테슬라와 아우디 등에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일부 공급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아예 자율주행차 시장을 노리고 전장부품을 개발해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잘 인식되지 않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다양한 산업이 융합하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전면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은 독일 BMW와 힘을 합쳤다. 이날 BMW 프레스 콘퍼런스에는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와 이스라엘 센서업체 모빌아이의 암논 사슈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동참했다.

BMW가 앞으로 내놓을 자율주행차 i넥스트는 인텔이 새로 개발한 자율주행 반도체 ‘고(GO)’와 모빌아이의 시각센서 칩 ‘아이Q5’를 탑재한다. 인텔의 고 반도체도 AI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차량과 차량, 차량과 사물 간 통신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해 자율주행을 수행하게 된다.

라스베이거스=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