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 메모리 얼라이브 센터’에서 차세대 TV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제 TV에서 더 이상의 화질 경쟁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킵 메모리 얼라이브 센터’에서 차세대 TV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제 TV에서 더 이상의 화질 경쟁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최대 전자쇼 CES 개막을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3일(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 TV 신제품 공개 행사장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3대 붙어 있었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내놓은 게 아니다. 새로 선보이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와 나란히 붙여 화질 우위를 과시하기 위한 ‘제물’로 사용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삼성전자 제품과도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데이브 다스 상무는 “지금까지 삼성전자 TV가 단순히 리드를 해왔다면 QLED TV는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TV사업부문을 이끄는 김현석 사장은 QLED TV의 특징을 3Q로 요약했다. 최고의 화질(Q 픽처)과 이용자 편의성(Q 라이프 스타일),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의 적용(Q 스마트)이다.

“비교 통해 품질 우수성 알릴 것”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을 OLED TV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나란히 비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LG전자가 OLED TV와 LCD TV 사이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몇 차례 비교 전시했다. 이 같은 태세 변화는 보다 공격적으로 QLED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색 표현력 △옆에서 볼수록 선명성이 떨어지는 시야각 △밝기 등 세 가지 주제를 놓고 QLED TV와 OLED TV를 비교했다. 김 사장은 “워낙 복합적인 요소가 결합해 TV 화질을 결정짓는 만큼 소비자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힘들다”며 “여러 각도에서 이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해외 매체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제품 비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백라이트가 있는 가운데에서도 높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었던 비결로 소재의 변화를 들었다. 금속물질로 퀀텀닷(양자점)의 핵을 만들고 핵을 덮는 셀의 외곽은 산화알루미늄으로 둘러 발광효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개별 색의 순도가 높아지면서 여러 색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검은색도 순도가 높아져 OLED TV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QLED TV 진영의 세(勢)를 불리기 위한 계획도 제시했다. 힘의 분산을 피하기 위해 지금까지 사용해온 ‘SUHD TV’라는 브랜드를 폐기한다고 밝혔다. 대신 미국과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등록해 둔 ‘QLED TV’ 상품명도 다른 업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QLED TV 진영의 세력을 불리기 위해서다. 마케팅을 맡고 있는 김문수 삼성전자 부사장은 “SUHD는 기술에 뿌리를 내리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며 “QLED를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소유할 생각이 없으며 TV 종류를 가리키는 것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컨 필요없는 TV로”

사용자 편의성과 스마트 기능도 부각됐다. 김 사장은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화질보다 사용상 불편을 지적할 때가 훨씬 많다”며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는 데 고민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전선과 셋톱박스 선 등 TV에 들어가는 여러 케이블을 통합해 투명한 케이블 하나로 만들었다. 뒷면이 지저분하지 않아 어떤 공간에 놓아도 어울리도록 했다. 벽에 부착하는 부품을 TV 뒷면에 내장해 벽을 뚫는 등 추가적인 공사 없이도 쉽게 벽걸이 TV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부품을 이용하면 TV와 벽을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다.

‘지능형 음성 인식 기능’도 탑재했다. 음성만으로 채널번호뿐 아니라 ‘드라마 채널’ ‘골프 채널’ 등 장르별 검색이 가능하다. 화면 밝기 조절 등 TV 메뉴 기능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음성으로 게임 이름만 불러도 TV가 자동으로 게임을 실행한다.

한종희 부사장은 “사용자가 미처 모르던 기능도 TV와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사용하는지 학습할 수 있다”며 “음성 인식 버튼만 누르면 모든 기능을 리모컨 없이 사용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리모컨 자체를 없애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