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EQ900
제네시스 EQ900
4륜구동이 한때 오프로드를 달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고급 세단을 중심으로 4륜구동을 장착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특히 사계절이 뚜렷하고 눈과 비가 잦은 데다 도로의 고저 차와 선회 구간이 많아 안전을 위해 4륜구동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우디 S5 스포트백 콰트로
아우디 S5 스포트백 콰트로
아우디, 4륜구동 승용차에 첫 장착

아우디는 지난 10월 수입차 최초로 4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quattro)’ 장착 모델의 누적 판매대수가 10만대를 돌파했다. 한국 진출 첫해인 2004년 이후 12년 만이다. 아우디 전체 판매 차량 중 콰트로 장착 비율은 67%에 달한다.

아우디는 1980년 세계 최초로 콰트로를 승용차에 장착했다. 콰트로는 기계식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전자장비가 주행 상황을 계산해 네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전자식 4륜구동과 차이가 있다. 아우디 관계자는 “기계식 4륜구동은 전자식 4륜구동에 비해 반응 속도가 빨라 고속 코너링 등 극한 상황에서 안정감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콰트로는 평상시에 구동력을 전륜에 40%, 후륜에 60% 배분하며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에 최대 70%, 후륜에 최대 85%를 보낼 수 있다.

후륜구동 완성도 높이는 BMW x드라이브

BMW X6
BMW X6
BMW는 1985년 3시리즈부터 4륜구동 시스템인 ‘x드라이브(xDrive)’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에 보내는 구동력을 0.1초 만에 0~100%로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BMW는 “x드라이브는 후륜구동의 뛰어난 승차감과 핸들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는 점에서 주로 전륜구동의 견인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4륜구동을 쓰는 다른 자동차들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x드라이브는 고속 회전 시 뒷바퀴가 밀리는 ‘오버 스티어’ 상황에서 전륜에 구동력을 더 보내고, 반대로 앞바퀴가 밀려나가는 ‘언더 스티어’ 상황에선 후륜에 구동력을 더 보내 안전성을 높인다. 또 후진 주차 시에는 후륜에 100% 구동력을 전달해 주차를 좀 더 쉽게 해준다.

‘안전성과 신뢰성’ 벤츠 4매틱

벤츠 A45 AMG 4매틱
벤츠 A45 AMG 4매틱
메르세데스벤츠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4매틱(4MATIC)’으로 불린다. 벤츠는 마른 노면이나 빗길, 눈길, 빙판길 또는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언더 스티어 상황에 집중해 4매틱 시스템을 개발했다. 안전성과 신뢰성에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벤츠는 고성능 AMG 전용 4매틱도 갖추고 있다. AMG 4매틱은 구동력을 항상 전륜에 33%, 후륜에 67%씩 배분한다. 주행 역동성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비율이라고 벤츠는 설명했다. 콤팩트한 디자인을 통해 4매틱 장착으로 추가되는 무게가 70㎏에 불과하다.
제네시스 4륜구동 시스템 ‘H-트랙’
제네시스 4륜구동 시스템 ‘H-트랙’
제네시스의 완성 H-트랙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4륜구동 시스템은 ‘H-트랙(H-TRAC)’이다. 차량 주행 정보를 기반으로 전·후륜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하는 전자제어식 4륜구동이다. EQ900은 87.2%, G80 스포츠는 86.5%를 채택하고 있다. H-트랙은 전·후륜의 구동력을 0에서 100%까지 제한 없이 분배할 수 있다. 정속주행 상황이나 노면 상태가 좋은 곳에서는 후륜 중심으로 달리면서 직진 안전성과 연료 효율성을 높인다. 제네시스는 혹독한 코스로 이름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비롯해 스웨덴 아리에플로그 , 오스트리아 그로스글로크너 등 혹한 지역과 산악 지대에서 테스트를 하며 H-트랙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