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서울 강남의 한 원룸에서 최모씨(46)가 뇌출혈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가족을 수소문했지만 헛수고였다. 고아로 자라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생계를 유지하며 홀로 지내온 최씨였다. 최씨의 시신은 장례 절차도 없이 화장될 뻔했지만 봉사단체 도움으로 지난달 말 장례식이 치러졌다.

'연고 없는 사망자' 급증…10명 중 3명 50대
홀로 죽음을 맞는 ‘무연고 사망자’가 늘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1245명으로 전년(1008명)보다 23.5%가량 늘었다. 4년 전인 2011년(693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연고 사망자들의 장례를 치러주는 봉사단체 나눔과나눔의 박진옥 사무국장은 “추운 겨울이나 무더운 여름철에 무연고 사망자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경찰은 무연고자 시신을 구청을 거쳐 시청으로 인계한다. 시청과 계약을 맺은 시신 운구 업체가 화장을 하고 시립승화원에 안치한다. 화장된 유골은 가족이 나타날 것에 대비해 10년간 보존한다.

유족이 시신을 넘겨받는 것을 거부해도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된다. 부용구 나눔과나눔 전략사업팀장은 “장례비용이 없어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병원에 시신을 하루 보관하는 데 10여만원이 들어간다. 장례식까지 치르려면 최소 200만~300만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중 50대가 29.6%(368명)를 차지했다. 60대(282명, 22.7%)와 70세 이상(267명, 21.4%)이 뒤를 이었다. 박 사무국장은 “50대 무연고 사망자 중에는 외환위기 때 가족이 해체된 뒤 홀로 지내다가 죽음을 맞은 이들이 많다”며 “경제난과 핵가족화, 고령화 현상 등도 무연고 사망자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